"인기 높은 광교신도시의 랜드마크 사업인데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자 공모에 두 번이나 실패했어요. 건설사들 의견을 가능한 한 반영해서 다음 달 세 번째 공모에 나서는데 잘될지 걱정입니다. "(경기도시공사 광교사업팀 관계자)

민관합동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냉각되면서 PF사업자 선정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 추진되는 공모형 PF사업의 상당수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들이 택지지구 내 기반시설로 조성하는 것들이어서 사업 지연이 계속될 경우 입주자들의 불편도 커질 전망이다.

◆하반기 공모,사업자 선정은 미지수

1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에서 사업자 공모를 준비하고 있는 '민관합동 PF사업'은 총 10여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 · 금융사들의 관심이 떨어진데다 주목받을 만한 사업이 광교비즈니스파크 PF,부산북항재개발 PF 등 몇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업자 공모가 두 차례 유찰된 광교비즈니스파크는 다음 달 세 번째 공모를 실시한다. 광교신도시 내 원천저수지 인근의 수변부 3개 용지(11만8501㎡)에 상업 · 업무 · 주상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박정희 경기도시공사 광교비즈니스파크사업팀 과장은 "건설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사업자 자격조건을 완화하고 심사기준도 가격보다 제안서 품질에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BPA)도 부산북항재개발 PF사업 공모안을 내달 중 내놓을 계획이다. 과천시는 지난 3월 공모에 나서려다 일정을 미룬 과천화훼단지 PF사업 투자자를 찾는다. 과천복합쇼핑몰 PF사업도 공모를 준비 중이다. 인천시도 구월동 농수산물센터 PF사업을 조만간 공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합동 PF사업에 대한 건설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D건설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장침체 상황에서 시공사에 투자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사업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며 "금융권과 발주자가 주체가 되고 건설사들이 보조하는 형태라야 한다"고 말했다.

◆PF사업 지연으로 기반시설 미비 우려

전국에서 진행 중인 공모형 PF사업은 40여곳,120조원 규모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은 재무적투자자(FI)와 시공사 간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다. 판교역 인근 중심상업지구 8개 필지(12만2150㎡)를 개발하는 '알파돔시티'는 2007년 5월 사업자가 선정됐지만 3년째 착공을 못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알파돔시티㈜는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대금 2조5580억원 중 1조850억원을 납부했다. 나머지 토지대금 납부와 공사착공은 이달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사업계획안과 자금조달 등을 둘러싼 시행사 참여 업체들의 이견으로 사업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동탄 메타폴리스 복합단지도 주상복합아파트만 건설된 상태에서 백화점 등 편의시설은 6년째 손도 못대고 있다. 인천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재개발사업도 4년간 PF가 안되고 있다.

지자체 등이 택지개발 지구에 지으려는 각종 PF사업은 기반시설 위주로 구성돼 있어 사업 추진이 지연될 경우 아파트 입주 때에도 기반시설을 갖추지 못한 기형적 도시가 우려된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사업 담당 임원은 "민관합동 PF 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은 대부분 택지를 낀 곳들로 아파트 분양이 끝난 곳도 적지 않다"며 "PF사업이 계속 지지부진하면 상가 등 생활편의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입주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지자체와 건설사들은 이 때문에 PF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분양시장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