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카드사의 '절묘한' 수수료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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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없앴다고 들었는데 현금서비스 금리는 거의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어찌된 일인지요?"
얼마 전 독자가 전화를 통해 이런 하소연을 해왔다. 그는 은행계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 급전이 필요하면 현금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했다. "최고 연29%에 달하는 현금서비스 금리가 부담스러웠다"는 그는 "마침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없앤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유는 이랬다. 그 카드사는 올초 연 2%가 넘는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폐지했다. 대신 기본금리를 2%포인트가량 올렸다. 그러다보니 고객이 부담하는 현금서비스 금리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카드사로선 현금수수료를 폐지한다고 생색만 내고 부담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떠넘긴 셈이다.
현금서비스 금리는 기본금리와 취급수수료를 합쳐 결정된다. 취급수수료는 카드사들이 현금인출기(ATM) 운영비용 등을 보전하기 위해 고객에게 선이자 개념으로 받는 돈이다. 회사별로 연 1.52~3.44%의 취급수수료를 받고 있다. 기본금리까지 합하면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는 연 29% 정도로 높아진다.
올해 초 하나SK카드 비씨카드 신한카드 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취급수수료를 없앴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이달부터 차례로 취급수수료를 폐지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국민은행과 현대카드는 9월 중,나머지 회사들은 올해 안에 취급수수료를 없앨 방침이다.
이번에 취급 수수료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카드사들은 재무적 손실을 없애기 위해 기본금리를 인상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연초 취급수수료를 없앤 카드사 5곳 중 기본금리를 올리지 않은 곳도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뿐이다.
카드사들은 국회 등으로부터 현금서비스 금리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취급수수료 폐지에 나선 이유도 금융당국과 국회의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발적이 아니라고 해도 취급수수료를 없애는 동시에 기본금리를 올리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행태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태훈 경제부 기자 beje@hankyung.com
얼마 전 독자가 전화를 통해 이런 하소연을 해왔다. 그는 은행계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 급전이 필요하면 현금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했다. "최고 연29%에 달하는 현금서비스 금리가 부담스러웠다"는 그는 "마침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없앤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유는 이랬다. 그 카드사는 올초 연 2%가 넘는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폐지했다. 대신 기본금리를 2%포인트가량 올렸다. 그러다보니 고객이 부담하는 현금서비스 금리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카드사로선 현금수수료를 폐지한다고 생색만 내고 부담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떠넘긴 셈이다.
현금서비스 금리는 기본금리와 취급수수료를 합쳐 결정된다. 취급수수료는 카드사들이 현금인출기(ATM) 운영비용 등을 보전하기 위해 고객에게 선이자 개념으로 받는 돈이다. 회사별로 연 1.52~3.44%의 취급수수료를 받고 있다. 기본금리까지 합하면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는 연 29% 정도로 높아진다.
올해 초 하나SK카드 비씨카드 신한카드 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취급수수료를 없앴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이달부터 차례로 취급수수료를 폐지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국민은행과 현대카드는 9월 중,나머지 회사들은 올해 안에 취급수수료를 없앨 방침이다.
이번에 취급 수수료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카드사들은 재무적 손실을 없애기 위해 기본금리를 인상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연초 취급수수료를 없앤 카드사 5곳 중 기본금리를 올리지 않은 곳도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뿐이다.
카드사들은 국회 등으로부터 현금서비스 금리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취급수수료 폐지에 나선 이유도 금융당국과 국회의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발적이 아니라고 해도 취급수수료를 없애는 동시에 기본금리를 올리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행태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태훈 경제부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