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2인자가 1인자보다 단명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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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나의 선택 실험실 | 쉬나 아이엔가 지음 |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470쪽 | 1만6800원
마이클 마멋 런던대 교수팀은 1967년부터 20~64세 공무원 1만명 이상을 추적해 봉급 수준이 직원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출세를 향해 일에만 몰두하던 45세 상사가 심장마비로 돌연사하는 식의 모습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보수를 더 많이 받는 사람들이 더 강한 압박에 시달리는 데도 불구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수위 등 가장 적은 보수를 받는 근로자들에 비해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저임금 노동자들은 고소득자에 비해 흡연과 비만,운동부족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런 차이들을 조정해봐도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여전히 두 배나 높았다. 또 조직 사다리의 맨 위쪽에 있는 상사들보다 그 바로 아래에 있는 의사나 변호사,기타 전문직 종사자들의 사망 위험률이 현저히 높았다.
결국 연구진은 월급봉투의 두께가 아니라 직장에서 어느 정도의 통제권을 갖느냐가 핵심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스스로 선택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자유가 스트레스의 강도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화이트홀(Whitehall) 연구'다.
인도계 미국인 선택심리학자인 쉬나 아이엔가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작 《쉬나의 선택 실험실(원제:The art of choosing)》에서 다양한 선택에 대해 연구했다. '사람은 B(Born)에서 시작해 D(Dead)로 끝나고 그 사이엔 C(Choice)가 있을 뿐'이란 말은 인간의 삶이 결국 선택의 과정이란 사실을 강조한다.
이 책은 '선택할 때 나는 왜 그런 생각과 판단을 한 것일까?''왜 자주 내 선택에 실망할까''어떻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까'라는 질문들에서 출발한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도 분석한다. 그 중 '우리'와 '나'에 초점을 맞춘 동 · 서양의 문화 차이가 흥미롭다. 올림픽 우승자들의 소감을 분석한 결과 서양인들은 "집중력을 유지했고 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답변하는 반면 동양인들은 코치와 매니저,응원해준 팬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실드에어라는 기업의 한 아시아 공장에선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업무 방식을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배려한 매니저 때문에 오히려 힘겨워한다. 2007년 동베를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동독인 중 97%가 독일의 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선택의 여지가 많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저자는 '선택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오는 동시에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일상 생활 속에서 실제로 행사하는 통제력의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통제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인다.
'선택의 기술'은 간단치 않지만 스스로 내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추천받기''범주화시키기'등 몇 가지 기술을 보태면 '주체적인 선택'은 삶의 묘미를 더해준다는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물론 저임금 노동자들은 고소득자에 비해 흡연과 비만,운동부족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런 차이들을 조정해봐도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여전히 두 배나 높았다. 또 조직 사다리의 맨 위쪽에 있는 상사들보다 그 바로 아래에 있는 의사나 변호사,기타 전문직 종사자들의 사망 위험률이 현저히 높았다.
결국 연구진은 월급봉투의 두께가 아니라 직장에서 어느 정도의 통제권을 갖느냐가 핵심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스스로 선택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자유가 스트레스의 강도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화이트홀(Whitehall) 연구'다.
인도계 미국인 선택심리학자인 쉬나 아이엔가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작 《쉬나의 선택 실험실(원제:The art of choosing)》에서 다양한 선택에 대해 연구했다. '사람은 B(Born)에서 시작해 D(Dead)로 끝나고 그 사이엔 C(Choice)가 있을 뿐'이란 말은 인간의 삶이 결국 선택의 과정이란 사실을 강조한다.
이 책은 '선택할 때 나는 왜 그런 생각과 판단을 한 것일까?''왜 자주 내 선택에 실망할까''어떻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까'라는 질문들에서 출발한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도 분석한다. 그 중 '우리'와 '나'에 초점을 맞춘 동 · 서양의 문화 차이가 흥미롭다. 올림픽 우승자들의 소감을 분석한 결과 서양인들은 "집중력을 유지했고 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답변하는 반면 동양인들은 코치와 매니저,응원해준 팬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실드에어라는 기업의 한 아시아 공장에선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업무 방식을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배려한 매니저 때문에 오히려 힘겨워한다. 2007년 동베를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동독인 중 97%가 독일의 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선택의 여지가 많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저자는 '선택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오는 동시에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일상 생활 속에서 실제로 행사하는 통제력의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통제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인다.
'선택의 기술'은 간단치 않지만 스스로 내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추천받기''범주화시키기'등 몇 가지 기술을 보태면 '주체적인 선택'은 삶의 묘미를 더해준다는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