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개편·개각'에 밀려 금융권 인사 공백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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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끝난 캠코 임원 인선 안갯속
금통위원은 4개월째 공석…낙하산 인사 교통정리 난맥
금통위원은 4개월째 공석…낙하산 인사 교통정리 난맥
금융권 고위직 인사의 난맥상이 도를 넘고 있다. 두 달 넘게 진행된 서울보증보험 사장 인선이 낙하산 시비 끝에 원점으로 돌아가는가 하면 임기가 끝난 금융공기업 임원의 연임 여부도 제때 결정되지 않고 있다.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은 4개월째 한 자리가 비어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달 21일 임기가 끝난 4명의 임원에 대한 연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캠코 내부에서 이 중 일부는 교체될 수 있다거나 검증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는 등 전망만 무성할 뿐 후임 인선에 대해 아무런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도 이달 17일 배성환 부사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나 금융위원회 모두 연임 여부나 후임자 인선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임기가 끝났거나 만료가 임박한 캠코와 예보 임원 중 상당수는 외부 출신이며 사실상 인사권은 정부가 갖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우 지난 4월 퇴임한 박봉흠 전 금통위원 후임이 4개월째 임명되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금통위가 4개월째 법적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열리게 된다"며 "이 정도면 임명권자의 업무 태만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 인선을 앞두고 있어 금융권 인사가 우선 순위에서 밀려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에 내정된 이후 서울보증보험 사장 인선이 파행을 겪은 사실 등을 감안하면 '낙하산 인사'들의 교통정리 문제가 향후 금융권 인사를 더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 모교인 동지상고를 졸업한 정연길 감사와 재정부 출신인 김경호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가 경합을 벌였으나 결국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사장이나 감사 자리는 정권 고위층과 연줄이 닿는 인사가,임원 자리는 관련 부처 고위직과 청와대 별정직들이 서로 기회를 엿보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통령 임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편과 여론의 눈치보기까지 맞물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권 고위직 인사가 지체되는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에도 정부 개각을 이유로 캠코 부사장을 비롯 예보와 신용보증기금 임원 인사가 수개월씩 늦춰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개각에서 경제부처 장관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금융당국 고위직 일부는 바뀔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금융권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달 21일 임기가 끝난 4명의 임원에 대한 연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캠코 내부에서 이 중 일부는 교체될 수 있다거나 검증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는 등 전망만 무성할 뿐 후임 인선에 대해 아무런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도 이달 17일 배성환 부사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나 금융위원회 모두 연임 여부나 후임자 인선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임기가 끝났거나 만료가 임박한 캠코와 예보 임원 중 상당수는 외부 출신이며 사실상 인사권은 정부가 갖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우 지난 4월 퇴임한 박봉흠 전 금통위원 후임이 4개월째 임명되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금통위가 4개월째 법적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열리게 된다"며 "이 정도면 임명권자의 업무 태만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 인선을 앞두고 있어 금융권 인사가 우선 순위에서 밀려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에 내정된 이후 서울보증보험 사장 인선이 파행을 겪은 사실 등을 감안하면 '낙하산 인사'들의 교통정리 문제가 향후 금융권 인사를 더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 모교인 동지상고를 졸업한 정연길 감사와 재정부 출신인 김경호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가 경합을 벌였으나 결국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사장이나 감사 자리는 정권 고위층과 연줄이 닿는 인사가,임원 자리는 관련 부처 고위직과 청와대 별정직들이 서로 기회를 엿보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통령 임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편과 여론의 눈치보기까지 맞물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권 고위직 인사가 지체되는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에도 정부 개각을 이유로 캠코 부사장을 비롯 예보와 신용보증기금 임원 인사가 수개월씩 늦춰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개각에서 경제부처 장관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금융당국 고위직 일부는 바뀔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금융권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