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 홀에서는 보기로 발목을 잡히고,가장 어려운 홀에서는 더블 보기로 뒤처지고. 짧은 버디퍼트는 홀을 스쳐 돌아나오고….

이런 플레이라면 스코어가 좋을 리 없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타이거 우즈(35 · 미국)다. 미국PGA투어 AT&T내셔널 1라운드가 벌어진 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민크CC(파70).지난해 챔피언 우즈는 14번홀까지 이븐파를 기록,무난하게 첫날을 마치는가 했다. 마지막 세 홀이 그의 발목을 잡을 줄 몰랐다.

16번홀(길이 558야드)은 짧은 파5홀.첫날 평균타수가 4.683타로 18개홀 중 가장 쉬웠다.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 레이업한 우즈는 홀까지 82야드를 남겨두고 웨지를 들었다. 약간 열려 맞은 볼은 그린 앞 벙커에 들어갔고 그는 보기로 홀아웃했다. 이날 이글 2개와 버디 43개가 나온 홀에서 세계랭킹 1위는 보기를 한 것.불운은 이어졌다. 17번홀은 길이 197야드로 그린 주위에 물이 있는 홀.이날 버디는 1개만 나왔고 평균타수는 3.342타로 18개홀 중 가장 어려운 홀이었다. 우즈의 6번아이언 티샷이 짧다 싶더니 지면에 맞고 물속으로 굴러들어갔다. 드롭 에어리어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옆 4.5m 지점에 떨궜지만 보기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이 홀에서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를 한 선수는 7명이었는데,우즈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마지막 18번홀(길이 436야드)에서는 우즈의 드라이버샷이 잘 맞았다. 웨지로 친 두 번째 샷도 홀옆 1.5m 지점에 멈췄다. 확률 50% 이상의 버디 기회.그러나 볼은 홀 가장자리를 스치며 돌아나와 버렸다.

16,17번 두 홀에서 3타를 잃은 우즈는 3오버파 73타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119명 가운데 공동 81위이며 선두와는 7타차다. 우즈는 "오늘 샷은 똑바로 갔는데 퍼트(총 30개)가 형편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폭스뉴스 인터넷판은 전날 우즈가 7억5000만달러(약 9200억원)의 이혼 위자료를 아내에게 주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우즈의 단골 연습라운드 파트너인 아준 아트왈(인도)을 비롯 조 오길비,닉 와트니(이상 미국),제이슨 데이(호주)는 4언더파 66타로 공동선두에 나섰다. 위창수(38 · 테일러메이드)는 1언더파 69타로 공동 19위에 올랐지만 양용은(38)은 5오버파 75타로 공동 103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