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김민아양(13 · 가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아역배우와 광고모델로 활동하면서 연예인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2006년엔 6개월 동안 키가 거의 자라지 않았다. 밤샘 촬영이 잦고 식생활이 불규칙한 게 원인이었다. 가슴이 봉긋해지고 초경을 시작할 조짐이 보이자 민아의 부모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하이키한의원을 찾아갔다. 검사 결과 민아는 키 139㎝,체중 35㎏에 뼈나이는 또래보다 한 살 많았다. 여성호르몬 분비량도 적지 않아 3개월 정도 지나면 초경을 할 만한 상황이었다.

민아는 한의원의 지시대로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을 철저히 피하고 인진 율무 천마 가시오가피 두충 등 20여종의 한약재로 구성된 조경성장탕을 꾸준히 복용했다. 그 결과 1년 반이 지나 키가 153㎝로 자란 시점에 비로소 초경을 했고 최근에는 165㎝까지 성장해 스크린에도 데뷔했다.

하이키한의원은 박승만 원장이 1992년 대전에 처음 문을 연 성장 전문 한의원이다. 돌을 앞둔 자신의 둘째딸이 또래보다 지나치게 키가 작아서 이를 해결할 묘방을 연구한 게 계기가 돼 현재 전국 12곳에 지점을 둔 성장 분야 네트워크 한의원을 일궜다. 박 원장은 2001년부터 한국식품연구원과 공동연구를 진행,2005년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천연생약 조성물인 'K1-180'을 개발했다. 무려 20여가지가 넘는 다양한 처방을 비교 · 연구해 가장 효과적인 처방을 찾아낸 것이다. 2006년 4월 미국실험생물학회연합(FASEB) 학술대회에서 K1-180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2007년 1월에는 성장촉진제 식품으로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2004년부터는 만 8~9세의 남녀 초등학생에게서 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가슴에 멍울이 잡히고 수염이 나는 등 사춘기가 빨리 나타나는 현상을 포착,성조숙증에 의한 저성장 문제를 집중 연구했다. 그는 K1-180 처방을 기초로 △성호르몬 분비 증가가 뚜렷한 경우에는 조경성장탕 △지나치게 뚱뚱하면서 키가 크지 않는 어린이에겐 감비성장탕 △소화기능이 불량하고 식욕이 없으며 깡마른 경우에는 건비성장탕 △학업 스트레스와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땐 귀비성장탕 △감기에 잘 걸리고 알레르기질환으로 고생하는 어린이에겐 보폐성장탕 등을 맞춤 처방함으로써 다양한 유형의 저성장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박 원장은 "양방에서 성조숙증을 치료하기 위해 성호르몬 분비 차단제를 투여하는데 이럴 경우 조기 폐경이나 난소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며 "한방치료는 초경을 완벽하게 막진 못해도 최대한 늦출 수 있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