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 후반 낙폭을 급격하게 줄이며 보합세로 마감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원(0.02%) 내린 1228.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전일종가보다 12원 이상 떨어진 1216.4원까지 몸을 낮췄지만 장 막판 상승반전하며 한때 최고 1230원까지 기록했다. 장 마감 직전 다시 하락하며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장을 끝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오후 들어 투신권을 중심으로 팔았던 달러를 다시 사들이며 장 막판 반등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네고 물량이 꾸준했지만 역외 매수세도 만만치 않아 제자리 걸음을 보였다"며 "그러나 중국 증시의 주가 하락에 이은 환매 수요 등으로 오후에는 낙폭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유로화 강세에 힘입어 내림세를 보였지만, 중국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동반 하락하자
낙폭에 제한을 받았다.

국내 증시는 장 초반 개인의 저가매수세를 중심으로 보합세를 나타냈지만 외국인 투자자에 이어 기관도 매도세를 보이자 1% 가까이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42p(0.86%) 내린 1671.82를, 코스닥지수는 3.90p(0.80%) 떨어진 485.69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사흘째 순매도세를 이어가며 2200억원 가량의 주식을 팔았다. 기관들 역시 약 115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유일하게 3600억원 가량의 주식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미국 경기지표 부진과 유로존(유럽 14개국) 재정위기에 대한 완화심리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지난밤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5달러선을 회복했으며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1.25달러선을 유지하다가 중국 증시의 하락세에 오후 들어 상승폭을 조금 반납하며 옆걸음을 걷었다.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오후 4시20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2521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7.95엔을 기록 중이다.

밤사이 스페인은 35억유로 규모의 5년 만기 국채 발행을 순조롭게 끝내면서 유로존의 유동성 우려를 덜어주는데 일조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자금 지원 소식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줄이는데 한몫했다.

ECB는 유럽계 금융기관들에 지원한 4420억유로 규모의 1년 만기 대출을 종료하는 대신 3개월 만기 1112억유로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부채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됐다. 전문가들은 유럽 금융기관들의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00억유로 이상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소 감소하는 유럽 쪽에 비해 미국 쪽 경기지표는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한 시장참가자는 "유럽 재정위기에 가려 잊고 지냈던 미국 경제의 부진한 상황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이라며 "앞으로 있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에 따라 미 달라화 약세는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전문가 예상치보다 2만건을 웃도는 전주대비 1만3000건 증가한 47만2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지표와 주택지표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부진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 지수도 56.2로 전월 59.7보다 하락, 전문가 예상치인 59보다도 낮았다.

전미부동산협회(NAR)는 지난 5월 잠정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