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이웃사촌' 廢원료로 年수백억 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7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폴리염화비닐(PVC) 공장 착공을 앞두고 인근 석유화학업체인 완화로부터 원료인 무수염산을 10년 이상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염화수소(MDI) 제조업체인 완화가 생산 부산물로 전량 폐기처리하던 무수염산을 재활용하기로 한 것.무수염산은 에틸렌과 결합해 중간 제품인 염화에틸렌(EDC)과 염화비닐(VCM) 단계를 거쳐 PVC로 제조되는 원료다.

◆"10억원 투자해 연간 250억원 절감"

한화케미칼은 이 계약 덕분에 약 5000억원이 들어가는 전해조 건설비용을 들이지 않고 핵심 설비를 중심으로 착공에 들어갔다. 연간 수백억원 수준인 공장 가동 비용도 절감했다. 저장성이 있는 중국 화동지역은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밀집된 지역으로 올해 PVC 공급이 300만t 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이 공장에서 연간 30만t의 PVC 생산 규모를 갖춰 중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한화케미칼 닝보공장처럼 석유화학 업계에서 버려지던 자원을 재활용해 에너지 절감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회사 자체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데서 나아가 단지내 업체들간 협업 사례도 눈길을 끈다.

충남 대산단지의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정제 과정에 필요한 수소를 같은 단지의 삼성토탈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삼성토탈 방향족 공장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함유가스의 순도를 높여 재활용, 연간 250억원이 넘는 비용을 아끼고 있다. 반면 관련 투자비는 2006~2007년 배관 이중화 등의 설비 구축에 10억원 남짓 들었다.

삼성토탈도 현대오일뱅크로부터 방향족 공장의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를 공급받으며 상부상조하고 있다. 이 회사 유석렬 사장은 "삼성토탈은 버려지던 수소를 재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한편,정유 공정이 없는 약점을 현대오일뱅크와의 협력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협력을 통해 지난 4년간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은 이산화탄소 감축 규모는 32만6000t에 이른다.
한화케미칼 '이웃사촌' 廢원료로 年수백억 번다
◆"폐열스팀도 돈 된다"

지난해 공단내 KP케미칼 코리아PTG 한솔EME 등 3개 기업과 연합해 '스팀 네트워크'를 만든 SKC 울산공장도 벌써 본전을 뽑았다. 작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스팀을 공급받아 증류공정에 사용하기 시작한 SKC는 지난 연말까지 9개월 동안 벙커C유를 1600만ℓ나 줄여 모두 82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했다. SKC 관계자는 "스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120억여원을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상반기에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 울산컴플렉스도 폴리머 생산 공장에서 반응기 및 터빈을 돌리기 위해 필요한 스팀을 단지 내의 애경유화 등으로부터 한 해에 114만t을 공급받고 있다. 폐열스팀 재활용으로 벙커C유 수요는 연간 7500만ℓ가량 줄어들어 비용 절감액만도 한 해에 140억원에 이른다. 스팀 재활용은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까지 있어 업체들마다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