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올해 상반기에 급속한 경기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좋은 기록인 7.2%의 성장률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반기에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맞지만, 하반기에는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등의 요인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세도 한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든 지표 호전
올해 상반기에는 우리 경제가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며 경상수지, 취업자수, 고용률 등 모든 지표가 호전됐다.

광공업생산은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21.5%가 늘어 11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고, 5월의 생산자제품출하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9%가 증가했다.

5월의 제조업가동률지수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1% 상승했고, 설비투자는 22.3%나 늘었다.

상반기의 무역수지는 189억4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6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도 2억7천42억2천만달러로 지난 4월 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고용 사정도 호전되는 추세다.

지난 5월 취업자는 2천430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만6천명이 증가해 8년 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고, 5월 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만5천명이 줄면서 실업률은 현재 3.2%까지 떨어진 상태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1.4로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간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2.7%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체감경기 "글쎄".."하반기 성장세 한풀 꺾일 것"
상반기 7.2% 성장률이라는 정부의 내부 추산치는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의 황인성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좋은 성적"이라면서 "우리도 내부적으로 상반기 경제성장률을 7.1% 정도로 잡고 있어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경제의 상반기 성적이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제조업의 약진에 힘입어 좋게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불안 요인도 동반해서 나타나고 있다"며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세계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 연구위원은 "세계경제 회복세는 지속되겠지만, 상반기만큼의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각국이 재정건전화의 고삐를 죄면 세계경제의 회복세는 지금보다 크게 꺾일 것이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 연구조정실장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오 실장은 "지난해 4분기에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올해 좀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부 있었는데 올해 상반기 경제를 살펴보면 예상보다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성과는 상당 부분 수출에 의존한 것으로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측면이 있고, 소비나 건설경기, 기업의 체감경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이어 "현재는 수출이 생산과 설비투자를 견인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남유럽발 재정 우려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돼 우리 경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김용래 기자 president21@yna.co.kr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