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가운데 3분의 2가 지상 4~7층짜리 저층 건물로 짓게 돼 있어요. 남산 조망권 보호 때문이라고 하지만 주민들의 재산권을 너무 심하게 침해하는 것이죠."

성장현 용산구청장(55)은 4일 "남산 자락에 있는 중구와 종로구에 비해 용산구만 남산 조망권 때문에 심한 고도제한 규제를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한남뉴타운의 층수 · 밀도 조정을 서울시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용산구는 전체 면적의 80%가 개발 중이어서 각종 이해관계 상충에 따른 갈등으로 주민,세입자,사업자들이 사분오열돼 있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중심,용산시대를 앞두고 주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구청장 직속의 재개발 · 재건축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용산역세권(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대해서는 "용산과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큰 사업인 만큼 잘됐으면 좋겠다"면서도 "개발대상으로 집이나 땅을 수용당하는 이촌2동 주민에게 서울시와 개발회사가 사업 필요성과 주민대책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 구청장은 이태원을 주말에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노상 영화상영,공연,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주변의 각국 대사관들과 연계한 '세계 고유의상 페스티벌'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용산구 일대의 철도 지하화도 국토해양부,서울시,코레일 등에 건의하기로 했다. 그는 "민간기업이 공동참여하는 제3섹터 방식으로 철도 지하화를 추진할 경우 예산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정책에 대해 그는 "용산 개발보다 더 우선순위에 두고 싶은 정책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41억원에 불과한 연간 교육예산을 임기 안에 200억원으로 늘리고 자사고 · 특목고 유치,주변 대사관과 연계한 원어민 교육,어학연수 프로그램 등을 적극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1998년 서울에서 최연소 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2년 만에 물러난 뒤 6 · 2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구청장으로 복귀했다.

강황식/최진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