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폭력 행위를 예술로 바꾸죠"
"저는 추상예술 같은 퍼포먼스를 즐깁니다. 비디오 카메라를 발로 차는 행위나 바리케이드 설치 등 폭력적인 사람들의 행동에 끌리더군요. "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미국 액션 페인팅 작가 에론 영(38).예일대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현대인들의 반항적인 행동을 퍼포먼스 형식으로 형상화하는 작가다. 2006년 휘트니 비엔날레와 런던 서펜타인갤러리 개인전,2007년 모스크바 현대미술 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몸의 행위나 제스처는 제가 작업하는 방식입니다. 어두운 세계에 대한 동경이나 저급 문화를 작품에 끌어들이죠.1950~1960년대를 풍미하던 잭슨 플록의 액션 페인팅을 보다 확장되고 우연성 있는 작업으로 재해석해낸다고 할까요. "

1층 전시장 곳곳에 금색으로 도금된 바리케이드들이 찌그러진 형태로 놓여 있다. 바리케이드가 연상시키는 폭력 시위 현장을 싱징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 실제 그의 작업은 다이내믹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퍼포먼스에 기반을 둔다.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는 비디오 카메라를 발로 차는 행위를 담아냈고,헬리콥터를 빌려 갤러리 입구를 비추기도 했다. 또 오토바이 라이더들을 고용해 그들이 만들어내는 수십개의 타이어 자국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파괴적인 행동들을 가장 기본적인 힘이라고 믿는 그는 "아무 의미없어 보이는 공격적인 행위들의 흔적을 비디오나 드로잉,조각,사진으로 잡아내면서 현대인들의 반문화적인 현상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소통이 근본적으로 차단된 반문화적 언어를 통해 현대인의 속성을 채집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의 액션 페인팅은 작품 경향으로 볼 때 추상표현주의 면모를 드러낸다. 8월5일까지.(02)735-8449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