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내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내내 120일 이동평균선(1670.38)을 기준으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수급의 줄다리기 주체는 계속 바뀌는 양상이다. 외국인 현물 순매도는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 기관, 프로그램의 매매는 '팔자'와 '사자'를 횡보하고 있다.

그렇지만 개별 업종이나 주가의 흐름은 비교적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장초반 보합권에서 약세와 강세가 갈렸던 업종들은 시간이 갈수록 그 폭을 키우고 있다.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업종이나 종목들은 뚜렷한 상승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부진이 예상되는 업종이나 종목은 확연한 내림세로 돌아서고 있다.

오는 6일에는 현대상선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7일에는 삼성전자가 실적 가이던스 발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실적시즌이 시작되는 셈이다. 실적에 따른 주가흐름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철강·조선株 실적기대감에 '강세'

오전 10시50분 현재 철강금속 업종은 2%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포스코는 2% 이상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하이스틸, 동국제강, 동부제철, 현대제철, 고려아연 등이 모두 2~3% 이상 상승하고 있다.

철강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 성수기를 앞두고 수요가 회복되면서 7월 이후에 철강 원재료 및 제품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송장비 업종도 1% 이상 상승중이다. 이 업종에는 조선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STX조선해양은 7% 넘게 급등하고 있고 현대미포조선이 4%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도 2~3% 상승하고 있다.

이들 역시도 실적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조선업체들은 최근 연이은 수주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있는 상태다.

신영증권은 이날 삼성중공업의 컨테이너 선박 수주로 한국 조선업체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최선호주로 현대중공업을, 차선호주로 현대미포조선을 꼽았다.

동부증권은 조선업종에 대해 점진적인 업황 개선으로 경쟁력이 높은 한국 주요 조선소의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신규제시했다. 최선호주로는 현대중공업을 꼽았다.

◆"추가적인 모멘텀 없이 1700대 힘들다"

하지만 이 날은 '실적이 주가를 이끈다'라기 보다는 '새로운 실적에 대한 상승요인이 주가를 이끌고 있다'는 표현이 적당해 보인다.

이미 2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수치들은 시장에 나와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은 반영됐고 코스피 지수도 1700선을 돌파했지만 매크로 지표가 다시 주가를 되돌려 놓았다. 다시 1700대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모멘텀(상승요인)이 필요한 시기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주에는 옵셥만기일(7월8일), 금융통화위원회(7월9일) 등의 부담스러운 일정들이 대기하고 있다. 실적만으로 이 같은 무담을 털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국내외 증시가 처해있는 환경산 앞으로도 코스피 지수는 1700선을 뚫기는 힘들 것"이라며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어느정도 지지한다고 해도 등락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대우증권이 이날 발표한 어닝스가이드에서도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사상최대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의 반도체, 자동차 뿐만 아니라 항공, 해운, 운송업종의 실적 전망치를 대폭 상향조정했다.

분석하고 있는 기업들의 전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대비 15% 증가한다는 추정이다. 더불어 2011년 1분기까지 분기별 전년동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20% 이상을 유지한다는 전망이다.

대신증권도 이날 어닝스가이드를 일부 조정했다. 2분기 유니버스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5.6% 증가하고 전분기보다는 5.2%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영업이익 개선세가 큰 종목으로는 철강금속(426.3%), 정유(204.6%) 등이 꼽혔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