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토스카 '지고', K5· 뉴SM5 '뜨고'

한때 국내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던 현대차 그랜저와 GM대우차 토스카의 인기가 최근 시들해졌다. 특히 르노삼성 뉴 SM5, 기아 K5 등 다크호스로 꼽히는 국산 신모델이 쏟아지면서 종전 인기 모델들이 찬밥 신세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신형급 모델의 공습 속에 기존 연식 변경에 그친 모델들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 온 차종 가운데 작년 상반기 대비 올해 판매량이 가장 위축된 모델은 그랜저와 토스카로 드러났다.

쏘나타 아반떼와 함께 국산 트로이카를 형성해 왔던 그랜저는 상반기 판매대수 총 2만95대로 전년 동기간(4만1535대) 대비 51.6% 급감했다. 1년 전과 비교해 판매량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오는 10월 중 그랜저 후속 모델을 조기 투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GM대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신차 출시 후 중형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던 토스카도 최근에는 판매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상반기 판매대수가 2881대에 그쳐 전년 동기(4423대)보다 34.9% 감소했다.

그랜저와 토스카 외에도 연식변경에 그친 모델들이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기아차의 로체와 오피러스는 상반기 중 중형 K5, 준대형 K7 등 신모델이 출시되는 바람에 전년동기비 각각 40.8%, 41.9% 감소했다.

올 여름 신형 출시를 앞둔 아반떼도 작년 대비 판매량이 떨어진 케이스다. 상반기 아반떼HD의 판매량은 4만5459대로 5만637대가 팔린 작년 상반기보다 13.6% 감소했다. 작년 상반기 4613대가 판매된 GM대우 윈스톰도 올 1~6월까지는 3197대에 그쳐 전년동기비 30.7% 감소했다.

반면 상반기 내수시장은 신차들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GM대우는 작년 8월 새롭게 출시된 신형 마티즈가 효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9239대 판매에 그친 마티즈는 작년 하반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출시된 후 2만5430대로 껑충 뛰어 전년 동기보다 175.2% 급증했다.

투싼ix는 상반기 동안 2만6873대가 팔려 싼타페와 베라크루즈가 각각 20.4%, 22% 감소하는 사이 나홀로 신차 효과를 타고 판매량이 수직 상승했다. 그 사이 현대차의 단일 모델 베스트셀링 순위에서 쏘나타 아반떼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르노삼성차는 신형 SM5, SM3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올 1~6월까지 SM5는 4만1260대로 38.3% 늘었고, 3만4584대 판매량을 기록한 SM3는 작년 상반기(1만238대) 대비 237.8%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활로를 뚫기 위해선 실제로 가장 좋은 대안이 신차"라며 "신차 유효기간이 지난 모델의 경우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