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춤…리얼 연기…열정 화음…'3色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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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뮤지컬 '코러스 라인'
무대는 어떤 장치나 가구도 없이 휑뎅그렁하다. 때때로 거울로 변하는 검은 벽 외엔 바닥에 좌우로 쭉 그어진 흰 줄이 전부다. 주인공의 뒤에서 노래와 군무(群舞)를 맡는 '코러스'에 뽑히기 위해 지원자들이 늘어서 오디션을 보는 곳,바로 '코러스 라인'이다.
1974년 오프 브로드웨이의 작은 소극장에서 출발해 이듬해 브로드웨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뮤지컬 '코러스라인(A Chorus Line)'이 35년 만에 지난달 말 한국 관객과 만났다. 정식으로 라이선스(공연 권리)를 획득,한국어로 올린 첫 무대다.
내용은 코러스팀에서 춤추는 일을 따내기 위해 미국 각지에서 모여든 17명의 남녀 댄서가 8명을 뽑는 최종 오디션에 참가하는 과정이다.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잭은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배우들에게 각자 자신의 삶에 대해 얘기하거나 춤을 추라고 지시한다.
2년간 일거리가 없었던 한물 간 배우 겸 무용수 캐시,작은 키로 번번이 오디션에 떨어지는 동양계 코니,두 아이의 가장으로 생활비가 절실한 돈 등 지원자들은 각자의 불행한 가족사와 힘든 현실을 토로하지만 무대에 서겠다는 꿈만은 버리지 않는다.
이 작품은 미국 초연 당시 배역을 맡았던 실제 배우들의 인생 얘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관심을 끌었다. 당시 '4피트10인치(약 147.3㎝) 내 키'라고 푸념하듯 노래했던 코니 역의 바욕 리는 이번 한국 공연의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그는 "대개 모든 공연에는 주연급 스타가 있게 마련인데 '코러스라인'은 그들을 없애고 뒤에 선 댄서들에게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만들어준 자리"라고 설명한다.
"현재의 젊은이들은 35년 전과 다른 세대이지만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경쟁하고 비슷한 압박과 고민,꿈을 꾸잖아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런 인간적인 얘기들이 바로 '코러스라인'이 35개국에서 다른 언어로 공연돼도 똑같은 감동을 줄 수 있었던 비결이죠."
6주간 한국에 머물며 '오페라의 유령' 등 한국판 공연을 봤다는 그는 "한국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수준은 뉴욕과 똑같은 수준이라고 할 만큼 훌륭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러스 라인'은 발레 동작 등 다양한 춤 동작과 노래,연기가 모두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차원이 다른 작품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공연 초기인 한국판 '코러스라인'에 대한 관객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역시 명작이다'와 '지루하다'는 반응이 공존하는 것.한 명의 배우가 10분간 거의 독백하다시피 연기하거나 춤을 추는 장면 등은 화려한 볼거리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지루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상 포인트는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작' '토니상 9개 부분 석권' 등의 타이틀이 아니다. 춤과 무대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인물들의 앙상블이 핵심이다. 8월22일까지.6만~10만원.(02)747-5811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1974년 오프 브로드웨이의 작은 소극장에서 출발해 이듬해 브로드웨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뮤지컬 '코러스라인(A Chorus Line)'이 35년 만에 지난달 말 한국 관객과 만났다. 정식으로 라이선스(공연 권리)를 획득,한국어로 올린 첫 무대다.
내용은 코러스팀에서 춤추는 일을 따내기 위해 미국 각지에서 모여든 17명의 남녀 댄서가 8명을 뽑는 최종 오디션에 참가하는 과정이다.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잭은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배우들에게 각자 자신의 삶에 대해 얘기하거나 춤을 추라고 지시한다.
2년간 일거리가 없었던 한물 간 배우 겸 무용수 캐시,작은 키로 번번이 오디션에 떨어지는 동양계 코니,두 아이의 가장으로 생활비가 절실한 돈 등 지원자들은 각자의 불행한 가족사와 힘든 현실을 토로하지만 무대에 서겠다는 꿈만은 버리지 않는다.
이 작품은 미국 초연 당시 배역을 맡았던 실제 배우들의 인생 얘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관심을 끌었다. 당시 '4피트10인치(약 147.3㎝) 내 키'라고 푸념하듯 노래했던 코니 역의 바욕 리는 이번 한국 공연의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그는 "대개 모든 공연에는 주연급 스타가 있게 마련인데 '코러스라인'은 그들을 없애고 뒤에 선 댄서들에게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만들어준 자리"라고 설명한다.
"현재의 젊은이들은 35년 전과 다른 세대이지만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경쟁하고 비슷한 압박과 고민,꿈을 꾸잖아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런 인간적인 얘기들이 바로 '코러스라인'이 35개국에서 다른 언어로 공연돼도 똑같은 감동을 줄 수 있었던 비결이죠."
6주간 한국에 머물며 '오페라의 유령' 등 한국판 공연을 봤다는 그는 "한국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수준은 뉴욕과 똑같은 수준이라고 할 만큼 훌륭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러스 라인'은 발레 동작 등 다양한 춤 동작과 노래,연기가 모두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차원이 다른 작품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공연 초기인 한국판 '코러스라인'에 대한 관객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역시 명작이다'와 '지루하다'는 반응이 공존하는 것.한 명의 배우가 10분간 거의 독백하다시피 연기하거나 춤을 추는 장면 등은 화려한 볼거리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지루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상 포인트는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작' '토니상 9개 부분 석권' 등의 타이틀이 아니다. 춤과 무대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인물들의 앙상블이 핵심이다. 8월22일까지.6만~10만원.(02)747-5811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