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선조들의 전통 구전 육아법인 단동십훈(檀童十訓)에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해봤을 법한 행동이 나온다. 손뼉을 치는 작작궁 작작궁(作作弓 作作弓),머리를 좌우 앞뒤로 흔들어 주는 도리도리(道理道理),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잼잼(지암지암:持闇持闇),검지로 손바닥을 누르는 곤지곤지(坤地坤地) 등이다. 손뼉치기 등은 혈액순환과 지압 효과가 있기 때문에 건강에 좋은 것은 비교적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도리도리'가 사실 머리를 맑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서울대학교병원과 한국뇌과학연구원은 6일 도리도리에 기반한 뇌파진동법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내 신경과학분야 저명학술지 '뉴로사이언스레터'에 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도리도리 뇌파진동을 규칙적으로 한 67명과 일반 대조군 57명으로 그룹을 나눴다. 뇌파진동그룹은 18~36세 사이로 평균 3년 반 정도 규칙적으로 도리도리 뇌파진동명상을 실시한 사람으로 구성됐으며 일반 대조군 57명은 19~37세 사이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 긍정 및 부정적 심리반응 · 노르에피네프린 · 에피네프린 · 도파민 등 반응을 측정했다. 스트레스 및 심리반응검사는 참여자의 스트레스 척도와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SRI-MF,PANAS 등 전문 분석지표를 통해 측정됐다.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카테콜아민 반응은 혈액검사로 확인했다.

연구결과 뇌파진동그룹은 일반그룹에 비해 긍정적 심리효과가 높고 스트레스가 낮으며,도파민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반대조군의 경우 스트레스 증가에 따라 긍정적 심리반응이 급감하는 데 반해 뇌파진동그룹은 스트레스와 심리반응 간에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도리도리 훈련을 해주면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은 "우리 고유의 가르침이 배어있는 두뇌훈련법이 국제적으로 과학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