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옵션 만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6일 증권업계에서는 7월 옵션만기가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 지수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급상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잠재적인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크다는 진단이다.
매수차익거래의 잔액이 8조원을 넘어섰고, 현·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어 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매물 출회가 우려되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매수차익잔고는 8조118억원으로, 6월 동시만기 이후 1조3022억원 늘었다.

6월 동시만기 이후 낮은 정책금리와 중간배당 메리트, 이론가를 웃돈 선물 베이시스가 적극적인 차익매수 유입을 이끌었지만, 현 시점에서 대규모 청산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차익거래의 물량 부담이 높더라도 비차익거래 등을 통한 대기 매수세가 풍부하다면 수급상의 부담이 완화될 수 있겠지만 이달 들어 비차익거래 또한 매수세가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옵션 만기에 따른 수급은 매도 우위가 예상된다"며 "옵션만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합성선물 연계물량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난달 중 차익거래를 통해 유입돼 미청산된 물량 규모가 2조3500억원을 웃돌고 있어 잠재적인 물량 부담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베이시스는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약화되는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베이시스는 지난주 후반께부터 빠르게 악화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일 평균 베이시스는 0.71을 기록했으나 이달은 0.2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선물 매매 기조가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한때 백워데이션을 나타내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헤지 목적의 외국인 선물 매도포지션은 세계 거시경제 위험 완화로 개선추세에 있지만 이후 세계 경제 환경이 재차 불안해질 경우 언제든지 베이시스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옵션 만기 효과가 지수 하락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이후 유가증권시장 외국인과 연기금 등의 매수 창구로 활용되며 2조12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던 비차익거래의 매수 강도가 이달 들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며 "차익거래의 잠재적인 물량 부담이 실제 시장에 출회될 경우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매수차익잔고는 중간배당에 대한 권리를 확정했고 9월 동시만기까지 상당한 잔존만기가 남아있어 빠른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대규모 차익매수 유입으로 인해 적극적인 만기청산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만기주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회피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최근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돼 만기일의 부담은 다소 덜어질 전망이다.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차익거래는 493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프로그램을 통해 4766억원의 매물이 출회된 상황이다. 이날도 오후 2시9분 기준 4700억원대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만기일 부담이 시장 우려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7월 옵션만기일이 매도 우위를 나타내겠지만 그 수준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물매수와 합성 선물매수의 포지션인 컨버젼 조건의 개선 조짐이 지난 5일까지 나타나고 있고, 매수차익잔고 청산 가능성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면서도 "컨버전 조건이 -0.1포인트 이하에서 형성돼 실제 만기 청산 매수차익잔고 규모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