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홀이 252야드…신지애는 드라이버 잡아야겠네
"US오픈 역사상 가장 어려운 코스."(타이거 우즈) "미국 골프장 중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을 치르게 하는 곳."(조니 밀러)

여자골프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8~12일) 개최 코스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근교 오크몬트CC에 대한 평가다.

미국LPGA투어 대회 코스는 파72 기준으로 전장 6300야드 안팎이다. 그러나 이곳은 파71에 길이가 6613야드에 달한다. 가장 주목받는 홀은 8번홀이다. 파3인 이 홀의 길이는 올해 252야드(비가 올 경우 225야드)로 셋업된다. 2008년 대회 개최 코스인 인터라켄CC 8번홀(227야드)을 능가하는,대회 사상 가장 긴 파3홀이다.

미국LPGA 투어프로들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45.9야드.252야드를 넘기는 선수는 39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홀에서 드라이버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3년 전 US오픈 때 이 홀은 288야드(파3)로 셋업돼 남자선수들도 심심찮게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드라이버샷 평균거리 263야드(랭킹 8위)로 미국LPGA투어의 '장타자'다. 페테르센은 연습라운드 때 이 홀에서 두 번 모두 드라이버로 '하이 컷샷'을 시도했다. 핀이 앞에 꽂히더라도 240야드는 보내야 하므로 신지애(22 · 미래에셋)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드라이버로 티샷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지애의 평균 거리는 233.6야드(랭킹 137위)다.

파3홀이 252야드…신지애는 드라이버 잡아야겠네
그린 왼편에 길이 100야드의 기다란 '사하라 벙커'가 위협적이고,그린 오른편에도 네 개의 벙커가 그린을 에워싸고 있다. 다만 그린 앞에는 별다른 장애물이 없으므로 3번우드나 하이브리드클럽으로 볼을 그린 앞에 떨굴 경우 굴러서 그린에 올라갈 수는 있다.

8번홀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12번홀(파5 · 602야드)은 원천적으로 '2온'이 불가능한데다 그린의 경사가 심해 어프로치샷을 하기도 까다롭다. 18번홀(파4 · 445야드)은 페어웨이에 다섯 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드라이버샷이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다.

오크몬트CC의 특징은 홀 곳곳에 보이는 '교회 의자'(Church Pews) 모양의 벙커다. 3~4번홀과 15번홀에 이런 벙커가 조성돼 있어 선수들을 주눅들게 만든다. 페어웨이는 좁고,러프는 길고 질긴 점이 미국골프협회(USGA) 챔피언십 코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최근 이곳에서 연습라운드를 한 최나연(23 · SK텔레콤)은 "지금까지 본 코스 중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3년 전 US오픈 때 챔피언 앙헬 카브레라의 합계 스코어는 5오버파였다.

코스가 어렵지만 40여명의 태극 낭자들은 박인비 지은희에 이어 3년 연속 이 대회 우승컵을 노린다. 신지애 최나연 김인경(22 · 하나은행) 김송희(22 · 하이트) 등 이른바 '세리 키즈'의 컨디션이 좋아 1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 기대가 크다. 지난주 코닝클래식 우승으로 처음 세계랭킹 8위가 된 최나연의 상승세를 지켜볼 만하다.

파3홀이 252야드…신지애는 드라이버 잡아야겠네
이 대회의 총상금은 325만달러,우승상금은 58만5000달러에 달한다. 메이저대회여서 부문별 랭킹 포인트도 높다. 요컨대 이 대회 결과에 따라 세계랭킹과 상금 순위가 요동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간발의 차로 세계랭킹 1~3위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티 커(미국),미야자토 아이(일본),신지애가 이번 대회에서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미교포 미셸 위(21 · 나이키골프)를 비롯해 폴라 크리머(미국),페테르센,청야니(대만) 등도 우승 후보다.

신지애는 8일 오후 8시33분 미야자토,미셸 위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