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변신 '트랜스포머 기업' 박스권서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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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 식품→화학업체
SKC, 비디오→광학용 필름
신성장동력 확보 '승자효과'
SKC, 비디오→광학용 필름
신성장동력 확보 '승자효과'
주식시장에 '트랜스포머'가 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겉과 속이 다른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들 기업은 고정된 이미지를 벗고 신성장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박스권에 갇힌 증시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지 변신에 주가도 '껑충'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양사는 1100원(2.05%) 오른 5만47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사흘 만에 반등했다. 증시 하락으로 지난 이틀간 조정을 받긴 했지만 삼양사 주가는 5월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사는 설탕 밀가루 등 식재료 업체로,주력인 식품사업이 계속 부진해 올초만 해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화학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식품 부문의 매출 비중이 아직 40%로 높은 편이지만 화학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가운데 화학 관련 자회사의 지분법 이익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여서 삼양사는 식품업체에서 화학업체로 꾸준히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디오테이프 제조업체로 유명했던 SKC 역시 태양광필름과 광학필름 생산을 시작하면서 전자재료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프린터용 잉크업체였던 잉크테크는 회로기판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투명전자잉크와 반사필름 사업 비중이 꾸준히 늘면서 정보기술(IT) 소재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SKC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가가 올 상반기에만 58% 뛰었고 잉크테크는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섬유 · 의류 업체에서 전자재료 업체로 변신한 제일모직은 대표적인 트랜스포머형 기업이다. 전통업종에서 고성장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하면서 기관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은 제일모직은 올 들어 5만원대에서 9만원 선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 밖에 굴뚝업체였던 SK에너지와 LG화학,브라운관(CRT) 생산업체였던 삼성SDI가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친환경 녹색기업으로 이미지를 쇄신,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담배업체 KT&G와 정수기업체로 이미지가 굳어진 웅진코웨이는 각각 건강식품과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무의미해진 업종 구분
이들 기업의 특징은 대부분 전자재료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일본의 IT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화학업체가 고도화된 전자재료 쪽으로 사업을 확장했듯이 전방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사업 기회가 늘면서 후발 업체들의 발빠른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자재료는 전통적인 화학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아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들의 진출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학뿐 아니라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와 반도체 부품업체들이 태양광 산업에 진출하거나 조선부품주들이 풍력주로 변신하는 등 기존 사업과 연관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원을 찾으며 업종 전환에 성공하는 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글로벌 위기 이후 다양한 성장 테마가 부각되는 과정에서 미리 성장성을 확보한 기업들이 말하자면 '승자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성장 초기 단계에서 먼저 주도권을 잡은 기업들은 증시에서도 장기간 상승세를 누리게 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도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금융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은 사실상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추세"라며 "업종보다는 해당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살펴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이미지 변신에 주가도 '껑충'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양사는 1100원(2.05%) 오른 5만47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사흘 만에 반등했다. 증시 하락으로 지난 이틀간 조정을 받긴 했지만 삼양사 주가는 5월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사는 설탕 밀가루 등 식재료 업체로,주력인 식품사업이 계속 부진해 올초만 해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화학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식품 부문의 매출 비중이 아직 40%로 높은 편이지만 화학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가운데 화학 관련 자회사의 지분법 이익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여서 삼양사는 식품업체에서 화학업체로 꾸준히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디오테이프 제조업체로 유명했던 SKC 역시 태양광필름과 광학필름 생산을 시작하면서 전자재료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프린터용 잉크업체였던 잉크테크는 회로기판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투명전자잉크와 반사필름 사업 비중이 꾸준히 늘면서 정보기술(IT) 소재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SKC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가가 올 상반기에만 58% 뛰었고 잉크테크는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섬유 · 의류 업체에서 전자재료 업체로 변신한 제일모직은 대표적인 트랜스포머형 기업이다. 전통업종에서 고성장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하면서 기관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은 제일모직은 올 들어 5만원대에서 9만원 선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 밖에 굴뚝업체였던 SK에너지와 LG화학,브라운관(CRT) 생산업체였던 삼성SDI가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친환경 녹색기업으로 이미지를 쇄신,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담배업체 KT&G와 정수기업체로 이미지가 굳어진 웅진코웨이는 각각 건강식품과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무의미해진 업종 구분
이들 기업의 특징은 대부분 전자재료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일본의 IT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화학업체가 고도화된 전자재료 쪽으로 사업을 확장했듯이 전방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사업 기회가 늘면서 후발 업체들의 발빠른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자재료는 전통적인 화학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아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들의 진출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학뿐 아니라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와 반도체 부품업체들이 태양광 산업에 진출하거나 조선부품주들이 풍력주로 변신하는 등 기존 사업과 연관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원을 찾으며 업종 전환에 성공하는 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글로벌 위기 이후 다양한 성장 테마가 부각되는 과정에서 미리 성장성을 확보한 기업들이 말하자면 '승자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성장 초기 단계에서 먼저 주도권을 잡은 기업들은 증시에서도 장기간 상승세를 누리게 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도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금융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은 사실상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추세"라며 "업종보다는 해당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살펴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