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 회복 분위기를 타고 중고차 매기가 살아난 데다 이달 하순부터 본격화하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중고차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6일 중고차 유통업체인 SK엔카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그랜저TG Q270럭셔리' 2009년식 모델은 2500만원 선으로 지난달 초(2380만원)에 비해 5.0% 올랐다. 같은 차종 2008년식도 한 달 전 2150만원에서 2300만원으로 150만원(6.9%)가량 뛰었다. 그랜저TG의 다른 기종인 'L330탑' 2009년식은 2660만원에서 2800만원으로 140만원 상승했다.

그랜저뿐만 아니다. 대우차 '베리타스 3.6프리미엄' 2009년식 시세도 3980만원 수준으로 한 달 사이에 200만원 올랐다. 중고차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게 정상인데도 이처럼 시세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찾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연주혁 중고차 매매인은 "정부가 빠른 경기 회복을 위해 노후 차량을 신차로 바꿀 경우 신차에 대한 개별소득세 및 취득 · 등록세의 70%를 감면해주던 지원책이 작년 말 끝난 것도 중고차 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다시 몰리고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수요에 힘입어 올 들어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장기간 보합세를 유지하는 차종도 상당수에 이른다. 중고차의 성수기로 꼽히는 신학기 시즌인 3월 이후 현대차 '뉴아반떼XD' 2006년식은 850만원을 지키고 있다. 2007년식 '뉴 SM5'(1560만원),2009년식 '그랜드카니발'(2060만원),'액티언 4WD CX5'(1550만원) 등의 가격도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1년 전인 작년 7월 초와 비교하면 전반적인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아반떼HD' 2009년식 가격은 1320만원이다. 이는 작년 이맘 때,생산한 지 1년 지난 '아반떼HD' 가격(1200만원)에 비해 10%가량 오른 것이다. 2009년식 '뉴모닝 SLX블랙 프리미엄'의 가격도 940만원으로,작년 7월 초 '전년도 연식' 가격(880만원)보다 6.8% 상승했다. '로체 이노베이션 LEX2.0'의 전년도 연식 가격(1720만원)도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80만원 올랐다.

김민성 중고차 매매인은 "작년에는 시장이 얼어붙어 구매했던 차량이 반년 이상 팔리지 않아 손해를 보고 판 차량도 있었으나 올 들어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작년과 비교할 때 거래량이 30%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SK엔카 관계자는 "되팔기 좋은 그랜저 차종은 상승폭도 큰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름철 성수기까지 맞물려 내달까지는 중고차 시세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심성미/김철수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