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가 오늘로 개통 40주년을 맞는다. 이 도로가 1970년 완성됨으로써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바뀌고 물류혁명이 촉발돼 우리 경제가 대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결단이 국가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동력인지를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건설 당시엔 극심한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이 도로는 1968년 2월 착공에서 1970년 7월 완공까지 들어간 총공사비는 429억원으로,1967년 예산의 23.6%에 해당하는 대형 국책사업이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고작 142달러였고, 춘궁기에는 심각한 기근에 시달리는 시기였으니 그럴 법 했다. 완공 이후의 성과는 모든 반론을 잠재우고도 남는다. 전국적인 물류혁명과 자동차 생산의 급증,제철 수요 증대 등 제조업의 획기적인 부양효과가 나타나 우리 경제의 압축성장을 견인했다. 이 길이 없었다면 지금 같은 경제 성장 자체가 불가능했음에 틀림없다.

경부고속도로는 40년이 지난 지금 대규모 국책사업의 추진과 관련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 도로 후에도 포항종합제철소 설립,경부고속철도(KTX) 및 인천공항 건설 등 대형 국책사업마다 심각한 반대에 직면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렇지만 그런 역경을 극복하고 강한 의지로 돌파해낸 이들 사업의 성과는 지금 당장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한마디로 경부고속도로는 국책사업이 국가의 백년대계로 결정돼야 한다는 엄중한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세종시 수정안이 끝내 정쟁의 덫을 벗어나지 못한 채 폐기되는 사태에 직면해야 했다. 4대강 사업 역시 정치권의 심각한 갈등으로 국론분열만 증폭되면서 적지 않은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고 보면 경부고속도로의 개통 40주년이 갖는 의미를 더욱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강을 살리고 물길을 바로잡아 지역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삼자는 4대강 사업은 영산강과 낙동강의 경우 주민들은 물론 야당 지자체장조차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략에 파묻힌 야당은 끊임없는 반대만 일삼고 있다. 나라의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