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맥흙침대 이경복 대표(61)의 사업 여정은 그야말로 7전8기 그 자체다. KAIST를 졸업한 뒤 한국조폐공사에 수석 입사해 화폐 전문가로 남부러울 게 없는 직장생활을 했다. 안정된 곳에서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조폐공사를 나와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이 대표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는 일마다 실패라는 쓰라림을 맛봤다. 첫 사업으로 시작한 의료기기사업은 1년도 안돼 망했고 이어 시작한 슈퍼마켓 건강식품판매 해물탕집 문구점 봉제공장 호프집 컴퓨터기기 사업 등 하는 일마다 실패라는 멍에를 써야만 했다. 처절하다시피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자 이 대표는 자살이라는 극한 결정을 했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이후 이 대표는 인생역전의 기회를 찾는다. 1989년 서울 청계산에 올랐는데 암자에서 스님이 속옷바람에 전기장판이 깔린 돌판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구들장 기능이 있는 온돌침대를 개발하기로 한 것.아내와 둘이 한 달 동안 고생 끝에 개발했다. 이렇게 해서 1991년 수맥흙침대가 탄생했다. 이 대표는 처음엔 매장낼 돈이 없어 트럭을 구입해 돌침대를 싣고 아파트를 돌아다니면서 팔았다. 이 대표의 이러한 고생이 수맥흙침대를 20여년 만에 수맥파 및 전자파를 차단하는 국내 최고의 기능성 돌침대 · 흙침대를 만드는 회사로 키웠다.

이 대표는 침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실시된 '제45회 발명의 날' 행사에서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또 연세대 최고경제인상과 장영실과학대상도 수상했다. 미국 독일 일본 벨기에 스위스 등지에서 열린 세계발명가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받았다. 이와 함께 장애인 불우이웃돕기로 2002년에 '김수환 추기경 감사패'를, 2005년엔 장영실 사업돕기로 '조순 서울시장 감사패'를, 2006년엔 '이문희 대주교 감사패'를 각각 받았다. 또 2006년엔 한국언론인연합회로부터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최근 고유가 시대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초절전형 흙침대(숭례문)를 출시했다. 이 대표는 "모닝콜 기능을 넣어 아침 예약시간에 벨이 울려 잠에서 깰 수 있도록 했다"며 "모닝콜 작동과 함께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녁에는 퇴근하면서 자동예약으로 침대를 켤 수 있어 기다림 없이 따듯하게 잠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만드는 돌침대 · 흙침대는 침대 머리맡에 산소발생기를 부착해 공기중의 이산화탄소(??),황산화물(SOx),질소산화물(NOx) 등과 반응시켜 산소를 발생시킴으로써 실내 공기 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또 옥,은나노 등 천연재료가 함유돼 있어 생체리듬 활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신상품 출시를 기념해 인터넷홈페이지(www.smbed.co.kr)나 전화(1588-5335)를 통해 할인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거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돌소파도 판매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