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 지방선거' 직후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했던 청와대 조직 개편 작업이 한 달여 만에 마무리됐다. 3대 포인트는 국민소통 강화,미래 준비,서민 체감 정책 개발이다. 지방선거 패배를 교훈 삼아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반영된 결과다. 일을 벌이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오던 주요 국정과제를 제대로 이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파워 세진 정책실장


국정기획수석실 해체가 가장 크게 눈에 띈다. 국정과제,지역발전비서관은 정책실장 직속으로 옮겼다. 정책실장이 세종시 원안 추진,4대강 사업,공기업 개혁,혁신도시 등 굵직한 아젠다를 맡으면서 힘이 세졌다. 지난해 1월 만들어진 정책실장은 경제 사회복지 교육문화 국정기획수석실 등 정책 파트의 업무 조정 역할을 하도록 했는데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주요국책 과제의 이행 및 점검을 직접 챙기게 됐다. 정책실장 산하에 정책홍보지원비서관을 둔 것도 눈에 띈다. 홍보수석실의 일부 기능을 이관받아 그동안 미흡하다는 평을 들어온 4대강 사업 등 정책홍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포석이다.

사회통합수석의 신설은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민심을 수습하려는 차원이다. 국민소통비서관,시민사회비서관,민원관리비서관을 산하에 두고 국민과 시민단체의 여론 수렴 업무를 주로 관장하게 된다. 선임비서관인 국민소통비서관은 새로 생긴 직제이고 시민사회비서관은 정무수석 산하에서,민원관리비서관은 민정수석실에서 각각 옮겨왔다.

사회정책수석을 사회복지수석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이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친서민 중도실용'을 뒷받침하려는 차원이다. 산하에 새로 설치된 서민정책비서관은 각 분야별 친서민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점검하며 아동 · 여성 · 가족의 보호와 정책지원 기능을 맡는다. 메시지기획관은 이 대통령의 이미지를 주로 관리해 왔는데 홍보수석실 업무와 겹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통합됐다. 뉴미디어홍보비서관실 산하에 4개 팀을 두는 등 온라인 소통을 대폭 강화했다.

미래전략기획관은 과학기술 분야의 집중적인 지원 · 조정 및 정보통신 · 녹색성장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대한민국의 미래 대비에 보다 역점을 두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광진흥비서관을 따로 두기로 한 것은 관광산업 활성화와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서다. 민정수석 산하였던 치안비서관이 정무수석 밑으로 옮겨간 점이 눈에 띈다. 경찰 업무를 검찰 중심인 민정수석의 지휘를 받도록 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업무영역 넓히기 신경전 치열


이번 개편 작업은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주도했으며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이 실무를 맡았다.

수석실별 업무영역을 넓히기 위한 물밑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정 실장은 각 수석들로부터 해당 수석실 개편에 대한 의견을 개별적으로 듣되 구체적인 작업 내용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