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우지수는 1만선 넘었다는데…"

개인투자자가 증권포털 사이트에 써놓은 말이다. 8일 코스피 지수는 1700선을 가뿐히 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인 선방을 자랑했던 국내 증시지만, 이 날만은 상대적인 부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코스피 지수는 1700선을 간간히 넘볼 뿐, 대부분 1690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7거래일만에 돌아온 외국인은 선물보따리를 찔끔찔끔 풀어놓을 뿐이다.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6일간 1조6173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그리고 이날 모처럼의 순매수세는 300억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수급의 줄다리기는 개인과 기관이 맡고 있다. 여기에 옵션만기일이라는 부담으로 프로그램 매물 압박이 더해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1700선에 안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 1700선은 지난 10개월여간 이어져온 박스권의 상단으로 일컫어지고 있다. 따라서 1700선의 돌파는 코스피 지수의 또다른 국면을 예고하는 셈이다. 이러한 1700선을 시원하게 돌파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금리 상승 분위기 무르익어…심리적 부담 있어

오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있다. 이번 금통위는 어떤 형태든 금리인상 의지를 시장에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통 금리가 상승하면 증시는 하락세를 보이곤 한다.

금통위는 지난 5월 6월 금통위의 문구 혹은 코멘트에서 금리를 인상할 분위기를 비쳐왔다. 따라서 이번에 인상을 한다해도 의외의 이벤트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까지 훈수를 뒀다. IMF는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전망치를 4.5%에서 5.75%로 대폭 상향조정하면서 정책금리 인상과 출구전략을 권유했다.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달은 동결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의 71%가 기준금리는 동결된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전달보다 25.4%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번 금통위에서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7월 성명에서 조만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신호를 준 뒤 8~9월께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같이 금리인상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증시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참여자들에게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대외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등의 우려로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점진적·비연속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주식 시장의 상대적인 매력은 유지된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증시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3분기까지 실적호조 이어져야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가 전날 나왔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시장은 덤덤했다.

이러한 반응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하반기까지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 때문이다. 비단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다. 2분기 실적호조가 예상되는 종목들은 상승은 커녕 오히려 하락전환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도 하반기까지 실적호조를 이어갈 종목들을 주목하고 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성장속도 둔화가 예상되지만, 3분기까지 이익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는 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경기는 펀더멘탈(기초체력) 훼손이 아닌 속도조절 국면"이라며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신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부진한 경제지표 발표가 3분기 전망에 대한 신뢰를 낮추고 있지만, 3분기 중후반 경기지표가 개선되면 실적도 부각된다는 전망이다. 3분기에 세트업체들의 재고 및 교체수요가 이어져 정보기술(IT) 제품 가격도 고공권을 유지하면 투자가 유망하다는 조언도 전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 우려는 커지고 있으나, 환율 동향은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2분기,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지속적으로 상향조정인 점까지 감안하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7월 들어서도 2분기는 물론 3분기 실적전망 컨센서스는 상향조정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라는 얘기다. 2, 3분기에 걸쳐 정보기술 섹터의 상향조정폭이 가장 크다는 것. 에너지, 소재, 산업재,경기소비재 섹터의 영업이익 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