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뉴타운이나 북아현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 가운데 이미 집이 철거된 곳은 신속하게 진행하겠지만 주민 의견이 엇갈리는 곳은 보류하거나 재검토할 생각입니다. "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55)은 8일 뉴타운 개발에 대해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곳을 무리해서 추진할 수 없는 만큼 선택과 집중으로 재개발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많은 북아현뉴타운보다 가재울뉴타운 개발 · 준공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을 벌이면 주민들이 이사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필요하다면 서울시에 재개발 계획 변경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는 '신촌 문화의 거리' 구상안을 내놓았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신촌상권이 홍대상권에 주도권을 내준 것은 홍대 주변에 클럽 · 카페 · 디자인 문화가 있기 때문"이라며 "유흥가 일색인 신촌에 대학문화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신촌로터리~연대 앞,신촌역 앞~현대백화점에 이르는 공간을 '차없는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문 구청장은 "올해 연-고전 때 시범 운영한 뒤 효과가 있으면 주말 등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유럽식 노천카페나 공연장 등을 유치하고 인근 창서초등학교와 현대백화점 등에 주차공간을 확보할 방침이다.

서대문사거리 대로변에 대기업 사옥을 유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대기업 사옥이 들어오면 주변 음식점 등 상권 활성화와 세수 증대 효과가 있는 만큼 종로구 등 인접구와 협력해 유치전략을 마련하겠다"고 소개했다.

교통대책으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대문경전철사업에 대해서는 "교통혼잡 해결을 위해 필요하지만 지상 경전철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지상 경전철은 지역을 갈라 놓고 시간이 지나면 도시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분야에선 강남권 등과는 차별화된 정책을 펴겠다며 핵심 전략으로 '책 읽기'를 제시했다. 문 구청장은 "구청 재정으로 기존 건물이나 주택을 빌려 만든 미니 도서관 5곳을 주민들에게 우선 제공한 뒤 14개동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연세대학교 졸업 후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다 서울시 의원,시정개발연구원 감사 등을 지냈다.

강황식/최진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