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도 머피의 법칙이 있을까?

워낙 광범위한 지역에서 플레이하는 데다 어려운 스포츠 종목이기 때문에 골프도 예외일 리 없다.

영국의 한 골프사이트에 실린 '골프의 머피 법칙' 10가지를 요약한다.


◆법칙①-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낸 직후 라운드에서 최악의 스코어를 낸다.

그 가능성은 베스트 라운드에 대한 자랑을 많이 할수록 높아진다.

베스트 스코어를 내면 골프가 갑자기 쉬워 보일 수 있으므로 조심하라는 얘기.


◆법칙②-비싼 볼일수록 물에 끌리는 힘이 있다.

볼에 자성이 있어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골퍼들이 비싼 볼을 꺼내 쓰면 얼마 안 가서 꼭 워터해저드나 OB로 들어간다.

비쌀수록 그렇다고 하니,물 · OB가 있는 홀에서는 중고볼을 써야 할까.


◆법칙③-핸디캡이 높은 골퍼일수록 교습가 자질을 잘 갖췄다고 생각한다.

'스코어가 90대인 골퍼는 청하지 않아도 레슨하고,80대는 부탁해야 가르쳐 주며,70대는 돈을 주어야 레슨한다'

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입문한 지 한 달 된 골퍼가 시작 1주일째인 골퍼를 가르치는 것이 현실이다.


◆법칙④-모든 파3홀은 골퍼들을 기 죽이게 하는 묘한 욕망을 지니고 있다.

홀 길이가 짧을수록 그 욕망은 커진다.

아무리 짧은 홀이라도 방심하면 큰코 다친다는 경고다.

지난달 US오픈 4라운드 때 92야드짜리 파3홀의 평균 스코어는 3.217타로 높았다.


◆법칙⑤-야자수는 골프볼을 먹고 자란다.

친 볼이 나무 쪽으로 간 것이 분명한데도 찾지 못하는 수가 있다.

필 미켈슨도 올해 초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그런 경험을 하고 분실처리를 했다.

볼이 안 보이면 나무에 먹이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일지 모른다.


◆법칙⑥-모래는 살아 꿈틀거린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벙커에 들어간 볼은 십중팔구 묻히거나 발자국에 멈추겠는가.

'모래 신(神)'에 잘 보이려면 평소 벙커샷 후 벙커 정리를 잘해야 한다.


◆법칙⑦-골프카트는 골퍼가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먼 지점에 있을 때 연료가 떨어진다.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처럼 '전반 아웃-후반 인'으로 조성된 코스의 9,10번홀에서 골프카트가 고장나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법칙⑧-가장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 꼭 자신을 이긴다.

라이벌을 너무 의식한 결과일까.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골프는 자신의 뜻과는 반대로 간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법칙⑨-스코어는 마지막 세 홀에서 자동 조절된다.

이른바 '핸디캡 귀신'이 숨어있다는 말과 같다.

후반 그늘집까지 잘나가다가도 마지막 서너 홀을 버티지 못해 원하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수가 많다.

그게 실력이니 어쩔 수 없다.


◆법칙⑩-한 달에 적어도 두 차례는 골프를 그만두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필드에 나간다. 골프는 어려운 스포츠다.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도 골프만큼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하지 않은가.

'골프는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