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열흘 새 5% 이상 하락하며 온스당 12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영국 런던금시장협회(LBMA)가 7일(현지시간) 고시한 순금(24K) 가격은 온스당 1193.25달러(종가 기준)로 사상 최고였던 지난달 28일(1261달러)보다 5.3% 내렸다. 이는 지난 5월24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LBMA의 금 고시가격이 온스당 1200달러 선을 밑돌기는 약 6주 만이다.

국제 금값이 이처럼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유럽 경제 위기감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이 오는 23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유럽지역 주요 은행들에 대한 재무 건전성 테스트 결과가 크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럽 증시를 비롯한 주요 자본시장이 안정을 찾는 분위기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신정엽 서울금거래소 사장은 "여름철은 한국뿐만 아니라 금 최대 수요 국가인 중국과 인도에서도 결혼 비수기"라며 "이런 수요 감소 전망도 금값 약세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금을 핵심 투자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도 조정장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금값이 떨어지면서 국내 도매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서울 종로 귀금속시장에서 순금 3.75g(한 돈)은 19만3600원 선으로 이달 들어 3.8% 내렸다. 한상은 KGTC 트레이더는 "런던 뉴욕 등 주요 금시장에서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며 "지금의 하락세는 지난달 급상승에 따른 일시적 조정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