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7,8월이면 홋카이도행 하늘길이 꽉 막힌다. 정규편의 좌석 잡기는 하늘에 별따기로 어려워지며,여행사들이 운용하는 전세기편의 좌석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많은 여행객이 여름 성수기 두 달간 홋카이도로 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홋카이도는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피서 휴양지다. 한여름에도 30도를 넘는 날이 드문 데다 장마도 없어 늘 쾌적하다. 흰 와이셔츠를 사흘 입어도 될 정도로 깨끗한 공기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세련된 도시 분위기와 수수하면서도 예쁜 농촌 풍경,입맛을 사로잡는 먹을거리와 뜨끈한 노천온천 또한 홋카이도 여행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덥지 않은 도심 속 낭만 트레킹

섬 중앙지역의 여행코스가 활성화돼 있다. 홋카이도 도청이 있는 삿포로를 중심으로 영화 '러브레터'로 알려진 오타루 그리고 온천의 고장 노보리베쓰가 가깝다.

삿포로는 홋카이도의 관문격인 도시다. 바둑판 모양으로 길이 나있어 걸어다니며 구경하기에 편한다. 오도리공원이 도시의 중심에 자리해 있다. 오도리공원은 폭 65m,길이 1.2㎞의 녹지로 연중 수많은 축제가 이어진다.

봄에는 라일락축제,여름에는 맥주축제,겨울에는 눈축제가 열린다. 공원 끝에 있는 삿포로 텔레비전탑 전망대에 오르면 삿포로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도리공원에서 이어진 스스키노 거리는 서울의 명동 격이다. 선술집,바,음식점들이 밀집해 있다. 홋카이도의 향토요리와 해산물요리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삿포로 라멘' 전문점들이 모여 있는 골목도 있다. 대부분의 가게가 새벽 4시까지 문을 열기 때문에 해장을 하려는 남자들이 많이 찾는다.

옛 홋카이도청사도 필수코스다. 1888년에 세운 네오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시민들은 '아카렌가'(붉은벽돌)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아끼고 있다. 건물 안에는 개척시대의 사료가 전시되어 있다. 삿포로맥주 박물관에도 여행객이 몰린다. 삿포로맥주의 역사와 제조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 잘 꾸며놓았다.

오타루는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으로 친숙한 항구도시다. 운하 주변 산책이 운치있다. 19세기 중엽 이후 무역항으로 발전했던 때 운하 주변에 지어진 은행이며 창고 건물이 레스토랑과 카페 등으로 개조돼 눈길을 끈다. 특히 63개의 가스등이 불을 밝히는 야경이 좋다. 오르골(음악상자)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15분마다 기적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증기시계가 있는 메르헨교차로에 일본 최대의 오르골 전문점인 오타루 오르골 본관이 있다. 전세계 오르골 5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넣어 오르골을 만들 수도 있다. 유리공예점에도 들러보자.긴 대롱에 입김을 불어 유리공예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밤하늘 수놓는 불꽃놀이

삿포로에서 전철로 2시간 거리에 도야호(洞爺湖)가 있다. 둘레 43㎞의 이 호수에는 오시마를 포함한 4개의 섬이 있다. 50분 정도의 유람선 여행이 재미있다. 오후 8시45분 도야호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놀이가 남다른 추억을 남겨준다. 호숫가에 온천이 있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노천탕과 실내탕이 있는 숙소도 많다.

삿포로 남서쪽으로 30㎞ 떨어진 조잔케이는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가다. 도요히라강 상류 깊숙한 계곡 풍광이 멋지다. 일본 전통여관의 노천온천탕에 앉아 감상하는 계곡의 녹음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노보리베쓰는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온천마을이다. 유황,탄산나트륨,단순천 등의 다양한 수질을 자랑한다. 지옥계곡이 신기하다. 1만년 전 다케야마라는 활화산의 분화구 흔적이라고 한다. 지름이 450m나 되는 절구모양의 웅덩이에서 하얀 김이 끊임없이 피어오른다. 지옥계곡에서 10분쯤 가면 숲으로 둘러싸인 오유누마가 있다. 둘레가 1㎞나 되는 열탕으로 유황냄새가 코를 찌른다.

포로토 호반에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마을이 꾸며져 있다. 박물관견학과 각종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누문화를 만날 수 있다. 노보리베쓰 다테시대촌에는 에도시대의 건물 94동을 재현해 놓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TIP

롯데관광(02-2075-3001)은 '북해도 환상여행 4일'상품을 판매한다. 롯데관광이 11년째 진행해온 홋카이도 전세기 여행상품 중 최고의 인기 상품이다. 관광지 간 이동거리를 짧게 했고 일정도 여유롭게 구성한 웰빙여행 상품이다. 가족여행은 물론 효도여행에도 알맞다.

지토세~노보리베쓰~시라오이~도야~니세코~조잔케이~삿포로~오타루~지토세 일정을 따른다. 노보리베쓰,도야,조잔케이에서 1박한다. 일본 쇼와왕이 두 번이나 방문했던 노보리베쓰 그랜드호텔,도야호숫가의 특급 온천호텔인 도야 선팰리스 호텔,130년 전통의 호텔로 물놀이 시설도 좋은 조잔케이뷰호텔이 예약돼 있다. 각 호텔에서 온천을 즐기며 휴식한다. 노보리베쓰 다테시대촌을 찾고 유람선을 타고 도야호 풍경을 구경한다. 삿포로 캔맥주와 삿포로 명물과자인 시로이 고이비토,그리고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맛본다. 털게 왕게 대게 등 홋카이도 3대 게요리도 차린다.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29일,8월1·4·10·13·17일 출발한다. 1인당 159만원부터.홋카이도 최고 명문 클럽으로 꼽히는 니도무CC 등에서 라운드할 수 있는 골프여행 상품도 선택할 수 있다. '알뜰 72홀'은 149만원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