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환매 러시…외국계 운용사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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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비중이 높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환매 러시가 한 달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운용사들은 국내 펀드 비중을 늘리는 등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단기 처방에 불과해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29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자금 이탈이 시작돼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7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 1월 기록한 45일 연속 순유출과 4월 기록한 43일에 이어 올해 들어 세번째로 긴 순유출 기간이다. 올들어서만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증권 조사기관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돈이 빠져나간 해외펀드 지역은 중국(홍콩H주)으로 2조3400억원이 순유출됐다. 그 뒤를 브릭스(1조9600억원)와 아시아퍼시픽(9900억원), 친디아(6500억원)가 이었다. 대부분 금융위기 전까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지역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수익률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비과세 혜택이 지난해 말로 종료된 것도 환매를 부추기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해외 주식형 펀드 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들이다.
금투협 통계에 따르면 슈로더투신운용이 전체 주식형 펀드 중 해외 펀드 비중이 99.9%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며, JP모간자산운용(86.9%), 피델리티자산운용(85.4%),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77.8%), NH-CA자산운용(58.3%),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47.3%)도 해외 펀드의 비중이 높았다.
대부분 외국계이거나 외국업체와의 합작 운용사인 것이 특징이다. 이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무기로 여러 지역 해외 펀드들을 앞다퉈 출시했었다.
하지만 최근 해외 주식형 펀드 시장의 위축으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활동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출시된 신규 주식형 펀드 51개 중에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펀드는 17개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해외 펀드는 얼라이언스번스타인운용, 블랙록자산운용 등이 출시한 8개 정도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3~4년 전 이머징마켓 해외 펀드가 인기였을 때는 자료 요청이나 상품 문의가 활발했는데 최근에는 판매사에서도 해외 펀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은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다보니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해외보다는 국내 펀드에 집중하는 경향이다.
NH-CA자산운용의 관계자는 "합작사인 프랑스 아문디의 이머징마켓 노하우를 살려 그 동안 아세안 등의 해외 펀드를 많이 출시했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펀드 위주로 출시했고 해외 펀드는 거의 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많이 흔들리면서 판매사에서도 정보가 부족한 해외 펀드보다는 국내 펀드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장기 투자나 분산 투자를 강조하며 투자자 이탈을 막아보려는 움직임도 시도되고 있다.
박지나 JP모건자산운용 이사는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실망감도 커서 환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세미나를 열어 장기투자 정착을 위한 교육을 실시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딱히 해외 펀드 자금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해외 펀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마땅한 대책이 없어 장기적으로 증시 상황이 나아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환매 러시가 한 달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운용사들은 국내 펀드 비중을 늘리는 등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단기 처방에 불과해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29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자금 이탈이 시작돼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7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 1월 기록한 45일 연속 순유출과 4월 기록한 43일에 이어 올해 들어 세번째로 긴 순유출 기간이다. 올들어서만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증권 조사기관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돈이 빠져나간 해외펀드 지역은 중국(홍콩H주)으로 2조3400억원이 순유출됐다. 그 뒤를 브릭스(1조9600억원)와 아시아퍼시픽(9900억원), 친디아(6500억원)가 이었다. 대부분 금융위기 전까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지역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수익률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비과세 혜택이 지난해 말로 종료된 것도 환매를 부추기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해외 주식형 펀드 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들이다.
금투협 통계에 따르면 슈로더투신운용이 전체 주식형 펀드 중 해외 펀드 비중이 99.9%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며, JP모간자산운용(86.9%), 피델리티자산운용(85.4%),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77.8%), NH-CA자산운용(58.3%),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47.3%)도 해외 펀드의 비중이 높았다.
대부분 외국계이거나 외국업체와의 합작 운용사인 것이 특징이다. 이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무기로 여러 지역 해외 펀드들을 앞다퉈 출시했었다.
하지만 최근 해외 주식형 펀드 시장의 위축으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활동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출시된 신규 주식형 펀드 51개 중에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펀드는 17개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해외 펀드는 얼라이언스번스타인운용, 블랙록자산운용 등이 출시한 8개 정도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3~4년 전 이머징마켓 해외 펀드가 인기였을 때는 자료 요청이나 상품 문의가 활발했는데 최근에는 판매사에서도 해외 펀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은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다보니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해외보다는 국내 펀드에 집중하는 경향이다.
NH-CA자산운용의 관계자는 "합작사인 프랑스 아문디의 이머징마켓 노하우를 살려 그 동안 아세안 등의 해외 펀드를 많이 출시했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펀드 위주로 출시했고 해외 펀드는 거의 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많이 흔들리면서 판매사에서도 정보가 부족한 해외 펀드보다는 국내 펀드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장기 투자나 분산 투자를 강조하며 투자자 이탈을 막아보려는 움직임도 시도되고 있다.
박지나 JP모건자산운용 이사는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실망감도 커서 환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세미나를 열어 장기투자 정착을 위한 교육을 실시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딱히 해외 펀드 자금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해외 펀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마땅한 대책이 없어 장기적으로 증시 상황이 나아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