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도 '주택 다운사이징' 바람
중대형 아파트보다 중소형을 선호하는 '주택 다운사이징' 바람이 서울지역 뉴타운에도 확산되고 있다. 전용면적 85㎡ 초과 중 · 대형 아파트를 줄이고 60㎡ 안팎의 소형을 늘리기 위해 당초 수립했던 재정비촉진계획을 바꾸는 곳이 늘고 있다.


◆프리미엄 힘든 중 · 대형 기피

8일 서울시 및 각 구청에 따르면 송파구 거여 · 마천,동대문구 이문 · 휘경 및 전농 · 답십리 등의 뉴타운 내 재개발조합들은 건립 아파트 넓이를 재조정하는 내용의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마련,시 도시재정비위원회 등의 심의절차를 밟고 있다.

거여 · 마천뉴타운의 마천1구역은 당초 전용 60㎡ 이하 790채,60~85㎡ 942채,85㎡ 초과 563채 등 총 2295채를 지을 계획이었으나 85㎡ 초과를 절반 정도로 줄이고 60㎡ 이하를 500채가량 더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마천3구역도 60㎡ 이하를 종전 1011채보다 300여채 늘리고 310채로 계획했던 85㎡ 초과 주택은 40%가량 줄이는 변경안을 마련했다.

주택 크기 조정이 가장 활발한 곳은 동대문구 일대다. 전농 · 답십리뉴타운 답십리16구역은 조합원분 및 일반분양 물량 140㎡형 주택 113채를 줄여 86채로 재구성하고 59㎡형 400채는 544채로 36% 늘려 짓기로 했다.

답십리16구역 조합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잘 붙지 않아 일반분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조합원들이 큰 평수 아파트를 배정받을 때 내야 하는 추가분담금을 마련하기도 여의치 않아 아파트 넓이를 축소하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반분양분 대신 시프트 채우기도

소형주택을 늘리는 용적률 상향조정안과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역세권 밀도조정안'을 동시에 추진 중인 이문 · 휘경뉴타운도 세대수는 크게 늘어나지만,중 · 대형은 감소하는 변경안을 동대문구와 서울시에 제출했다.

이문3구역은 계획 용적률이 종전의 255.8%에서 450~500%로 높아져 당초보다 1700여채 많은 4300여채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85㎡ 초과 주택은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계획상의 85㎡ 초과 주택(780채)이 840여채로 늘어나지만,이 중 시프트가 80여채여서 실제 일반 분양분은 종전보다 감소한다. 휘경2구역도 85㎡ 초과 주택을 140채에서 54채(시프트 2채 포함)로 줄이는 대신 60㎡ 이하는 287채에서 439채로 늘리는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1~2인 세대도 크게 늘고 있어 큰 집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며 "조합원들이 서로 중 · 대형 아파트에 들어가려고 경쟁하던 풍속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