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전통식품인 가마보코.일본의 여러 어묵 중에서도 도미와 조기의 생선살만을 이용해 만드는,최고 명품 어묵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경기도 광주시 양적면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에는 이 가마보코 만드는 법을 배우겠다는 일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80년 전통의 자국 음식 맛을 찾아 한국의 중소기업을 찾는 것이다. 바로 국내 최초의 가마보코 식품업체인 참살이 주인공이다. 참살은 일본인들조차 제대로 만들기 어렵다는 가마보코 식품으로 명성을 쌓으면서 해외 수출 시장까지 뚫고 있다.

윤신덕 참살 대표는 8일 이러한 기업가정신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하는 2010년 상반기 '여성우수기업인'에 뽑혔다. 윤 대표는 "일본의 가마보코 기술자들이 연로해진 데다 대부분의 가마보코 업체들이 기계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다 보니 전 공정을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하지만 참살은 일본의 전통 수작업 방식대로 가마보코를 제작해 공장을 방문한 일본인들이 '어릴 적 먹던 맛을 한국에서 찾았다'며 놀라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가 참살을 설립한 것은 2000년.동생인 윤명근 대표가 15년간 일본 등에서 가마보코 장인을 찾아다니며 제조 방식을 배웠고 남매는 의기투합해 지금의 자리에 공장을 차렸다.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유통기한이 7일에 불과하다 보니 방부제에 대한 유혹이 생겼다. 하지만 이 특성을 역이용해 즉석판매 방식을 도입했고 오히려 싱싱한 웰빙 어묵 제품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가격이 비싸다 보니 중간 유통업체들이 일반 어묵처럼 밀가루를 섞는 게 어떠냐는 제의도 많이 해왔다"며 "하지만 품질에서 한번 양보를 하면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존 제작 방식을 그대로 고수했다"고 말했다.

참살의 가마보코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신세계 백화점,삼성에버랜드,신라호텔 등의 대형 외식업체들이 제품 공급을 문의해왔고 이후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주문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2005년에는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수출에도 나서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