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중국이 미 국채를 무더기로 내던질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이 거대한 보유외환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2조4470억달러의 외환을 쌓아두고 있어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기도 한 중국은 외환관리 정책에 대해 오랫동안 논평을 거부해왔다. 그런 중국이 질의응답(Q&A) 형식으로 지난 2일과 6,7,8일 연일 외환정책을 친절히(?) 소개하고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국채 집중 매입에 대한 해명?
중국 당국은 "대중과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가 지난해 국가외환관리국장에 오른 이후 외환당국이 더 개방적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 국장은 미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로 인디애나대 교수를 지내는 등 미국에서만 14년간 생활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5월 중국이 유로화 자산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FT 보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리자 국가외환관리국이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유로화는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중요한 투자 대상이라고 이례적으로 해명하고 나선 것도 비슷한 행보라는 것이다. "이번 외환정책 소개글이 나온 시점과 중국이 올 들어 일본 국채를 사상 최대로 매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시점이 겹친다"(FT)는 지적도 그래서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중국이 올 들어 4월까지 순매수한 일본 국채가 5410억엔으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05년 한 해 순매수 규모의 2배를 이미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3분의 2를 달러 자산으로 운용하는 보유외환 자산을 다각화하는 행보가 가속화될 것으로 해석됐고,이는 미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졌다. 일본 언론은 8일에도 일본 재무성을 인용,5월 한 달 동안에만 중국이 7352억엔의 일본 국채를 순매수했다고 전했다.
◆해외와 중국 국내까지 향한 이중 의도
중국 외환당국의 이번 행보는 외환관리에 대한 중국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용인하기 시작한 위안화 절상에 따른 보유외환의 손실 우려를 해명한 것이나,미 양대 국책 모기지회사인 프레디맥과 패니메이에 대한 손실 우려가 근거 없다는 설명도 그런 맥락이다.
또 달러 가치 하락은 상대적으로 유로화 가치 상승이기 때문에 보유외환의 평가손과 평가익이 상쇄될 것이라는 게 외환당국의 설명이다. 달러와 유로 엔을 비롯해 주요 교역 및 투자교류 대상 신흥국의 통화들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해외 주식과 사모펀드 등에 대한 투자 역시 엄격한 위험관리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외환당국은 금은 시장이 작은 데다 가격 변동이 크고,확정된 이자수입도 없고,창고비와 운송비가 든다는 점 등을 꼽으며 보유외환의 주요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환당국은 보유 외화자산이 정부에 집중돼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를 개인과 기업으로 분산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외화 금융상품이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