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는 취임 후 10일 이내에 차기 국민은행장을 선임하겠다고 8일 밝혔다.

어 내정자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포럼 직후 "차기 국민은행장은 은행 내부에서 발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부에서 행장 후보를 놓고 청탁이 들어온 일도 없고 행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며 "차기 행장은 능력 위주로 뽑되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어 내정자는 1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따라서 차기 국민은행장은 23일 이전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이른바 '선진국민연대 사건'이 차기 국민은행장 인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TK(대구 · 경북) 출신 인사가 이미 행장으로 내정됐다거나 선진국민연대와 또 다른 정치권 실세가 각기 다른 비영남권 인사를 차기 행장으로 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는데,최근 선진국민연대가 금융권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해당 인물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어 내정자는 "국민은행의 자산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3%에 불과하다"며 "GDP의 330%와 50%인 스위스 은행과 캐나다 은행 등 국제 금융회사와 경쟁하기에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향후 은행 인수 · 합병(M&A)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 중요한 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주주 가치를 증대시킨다는 조건을 둘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