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의 하락 위험을 경고했다. 유로존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과 다시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는 미국의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IMF는 7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4.6%로 전망했다. 지난 4월의 전망치보다는 0.4%포인트 올렸다. 미국과 중국은 3.3%와 10.5%로 각각 0.2%포인트,0.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한국은 1.2%포인트 높여 5.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위험이 훨씬 더 커졌다고 IMF는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압박과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주요 위험요소로 꼽았다.

이에 따라 금융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은행의 재무구조도 악화되면서 대출 긴축,기업과 소비자의 신뢰 저하,환율 급변 등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자산시장의 재악화 역시 주요 리스크로 제시됐다. IMF는 특히 유로존의 신용위기가 아시아 신흥시장과 아세안 지역으로 폭넓게 전이되면 금융권 및 기업들의 차입여건을 악화시키고,외국인 투자자들의 과도한 위험회피로 이들 지역에서 자본유출이 초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이날 함께 발표한 '세계금융안정(GFSR) 보고서'에서도 유로화를 사용하는 일부 유로존 국가의 신용위험이 이 지역 금융부문에 영향을 주었고,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위험이 증가해 경제 악순환 재발 우려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 유로존 국가들의 올해 평균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과 같은 1.3%로 유지했다. 대표적인 유로존 국가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월 전망치보다 0.1~0.3%포인트씩 하향조정했다.

IMF는 선진국들이 과도하거나 부실한 재정긴축 정책을 사용할 경우 여전히 취약한 내수를 질식시킬 수 있어 성장 전망이 더 어두워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어 선진국들의 성장세가 꺾이게 되면 아시아와 남미 신흥국가들의 거시경제 관리까지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의 취약한 경제지표,유럽 재정위기,금융시장 약세 탓에 경기 회복세가 동력을 상실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고 새 경기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 WP는 신규 부양책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발표문에 기준금리 장기 동결을 시사하는 표현 추가 △은행이 FRB에 잉여자금을 맡길 때 받는 이자 0.25%를 0%로 인하 △FRB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 추가매입 방안 등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