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내 연구진이 홍합 분비물에서 착안해 인공뼈나 치아임플란트 소재를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화학과 이해신 교수·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팀은 홍합 접착현상을 모방해 지지하는 소재와 관계없이 뼈의 미네랄 성분을 고속으로 합성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이번 연구결과는 독일 재료공학분야 저명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9일자 온라인판에 커버논문으로 게재됐다.

뼈를 구성하는 칼슘성분의 99%는 인산화칼슘으로 구성돼 있는데 기존 기술은 인산화칼슘 미네랄 결정을 특정물질 표면에서만 성장시킬 수 있어 타 분야 응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연구진은 이 난제를 홍합 생존방식에서 착안해 해결했다.

홍합은 몸에서 일종의 접착단백질인 실 모양의 분비물(족사)을 이용해 바위나 수초 표면에 붙어 사는데 접착력이 강해 파도가 강하게 쳐도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다.

연구진은 족사를 모방한 ‘폴리도파민’이라는 무독성 화학물질을 코팅하면 각종 금속·산화규소·산화철·스테인리스·폴리스티렌 등 지지표면에서 인산화칼슘 결정이 쉽게 자랄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기존 기술로는 코팅이 불가능한 폴리에스터 섬유·나일론·셀룰로오스 등 3차원 다공성 물질 내부에서도 뼈 미네랄을 형성할 수 있다”며 “인공뼈 재생 뿐 아니라 차세대 임플란트 표면소재 개발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