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파리에서 세트로 가려면 몽펠리에까지 가서 지역 열차로 갈아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요즘은 하루 한 차례 테제베(TGV) 편이 생겨 방문하기에 편리해졌다.

세트는 1년에 300일 이상 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햇빛에 굶주린 북부 유럽인들에겐 이곳만한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습기도 없이 무색투명한 대기는 고유의 색채를 선명하게 노출시킨다.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일까. 이 작은 도시는 프랑스의 어느 도시도 필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예인들을 배출했다. 브라상과 폴 발레리는 물론 아비뇽 축제를 창시한 장 빌라르,세계적인 플라멩고 기타리스트 마니타 드 플라타,화가 로베르 콩바와 에르베 디 로사 모두 이곳 출신이다.

어항으로 유명한 도시여서 그런지 이곳에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다. 특히 부야베스의 일종인 '부리드 드 보드루아'는 마르세유의 부야베스가 여러 가지 어패류를 한데 섞어 끓이는 잡탕 수프인데 비해 아귀만으로 끓이는 것이 특징이다.

마요네즈에 각종 향신료와 야채를 곁들인 소스를 넣고 끓인 오징어 수프 '루이유 드 세슈'도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