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꺼냈다 하면 빗나가는 '펠레의 저주'와 비견되는'족집게 문어' 파울의 안전에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이 남아공월드컵 스페인과의 준결승에서 패할 것이라는 점괘가 들어맞자 성난 독일팬들이 '구워 먹자'고 성토한 반면 '예언 수혜국'인 스페인은 총리까지 나서 문어의 신변 보호를 주장하고 나섰다.

독일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 있는 파울은 남아공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조별리그 및 잉글랜드와의 16강,아르헨티나와의 8강까지 모든 경기 결과를 맞혀 유명세를 탔다. 경기에 맞붙는 두 나라 국기가 그려진 유리상자 두 개에 각각 홍합을 넣고 파울이 어느 쪽을 먼저 선택하느냐로 예언의 내용이 정해졌다.

독일 팬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준결승전 직후 "문어가 걱정된다"며 "파울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요원팀을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피노사 스페인 환경장관도 "이 문어를 '위험에 처한 동물'로 지정해 독일팬들이 먹어치우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면서 "유럽 이사회 장관회의에서 안전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거들었다.

파울은 다시 한번 예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족관 측은 독일-우루과이의 3,4위전과 스페인-네덜란드의 결승전 승패도 예측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