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재테크 전략] CD연동 금리 큰폭 상승 가능성…대출자들 '코픽스 잔액' 이용을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예금자와 대출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예금자들은 금리가 약간이나마 올라 이자를 더 받는다. 반면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게 불가피해졌다.

양도성 예금증서(CD)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이나 코픽스(COFIX · 자금조달비용지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은 빠른 시일 내에 금리 상승폭이 반영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코픽스 잔액 기준 대출은 금리 상승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CD 연동 대출 금리 큰 폭 오를 수도

12일 기준 국민은행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3개월 기준)는 연 4.21~5.51%다.

신한은행은 연 4.52~5.52%,우리은행은 연 3.92~5.24%,하나은행은 연 4.73~6.23%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CD 연동 대출 금리가 지난 주에 비해 0.06~1.17%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 금리가 그동안 시중금리 상승폭을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다소 큰 폭으로 CD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CD가 예대율 산정에 반영되지 않아 그동안 CD를 거의 발행하지 않았다. CD 금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것까지 감안해 CD 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금리는 해당 은행의 직전 한 달간 조달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정한다. 국민은행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3.64~5.04%,신한은행은 연 4.16~4.89%,우리은행은 연 3.49~4.91%,하나은행은 연 3.90~5.40%다.

최근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조금씩 올려왔기 때문에 이달 15일에 발표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음 달 15일에는 기준금리 인상분까지 반영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금리상승 부담되면 코픽스 잔액기준 이용

또 다른 코픽스 연동 대출인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금리는 CD 연동 대출금리나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보다 천천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해당 은행이 보유한 수신 잔액 전체 금리를 가중 평균해 구한다. 따라서 시중금리가 상승해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국민은행 코픽스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4.10~5.50%,신한은행은 연 4.35~5.55%,우리은행은 연 3.45~5.77%,하나은행은 연 4.10~5.60%다.

코픽스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보다 0.2~0.8%포인트 정도 높다. 하지만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경우 그 차이가 줄어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대출자라면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은행들은 CD 연동 대출자 등 기존 대출자들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코픽스 연동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코픽스 상품 출시 후 6개월까지 유예기간을 줬다. 국민은행은 9월16일까지,신한은행은 8월31일까지,우리은행은 9월1일,하나은행은 9월4일까지다.

◆예금 금리 인상은 소폭 그칠듯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은퇴자들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이들에게 금리 인상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예금 금리는 대출 금리만큼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미 조금씩 금리를 올려왔다"며 "기준금리가 인상됐다고 해서 예금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1년 만기 민트정기예금의 금리는 5월10일 기준으로 연 3.4%였으나 한 달 후인 6월9일에는 연 3.6%로 올랐다. 9일 현재는 연 3.7%까지 오른 상태다. 하나은행 역시 5월 하순께부터 예금 금리를 조금씩 인상해왔고 지난 6월 말께 추가로 0.2%포인트를 올려 현재 연 3.5% 정도의 이자를 주고 있다. 은행들은 이번주 중 예금 금리를 올리되 큰 폭으로 이자율을 조정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