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해운거래소 건화물 해상운임지수(BDI)가 한 달 새 절반 넘게 폭락하면서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BDI 폭락의 영향으로 해운주는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상승한 가운데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BDI는 지난 5월26일(4209) 연중 최고를 기록한 이후 30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940으로 주저앉았다. 한 달 조금 넘는 동안 반토막이 난 것.BDI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5월6일 1897을 기록한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이 같은 BDI의 약세는 해운업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데다 중국이 철광석 등 원자재 수입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6~9월은 해운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다. 곡물 출하 물량이 집중되는 3~5월(남미),10~11월(북미)에 비해 운송 물량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BDI 약세로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벌크선 매출 비중이 높은 해운사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STX팬오션은 이날 0.86% 하락해 1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해운도 전날 2.72% 하락에 이어 이날도 0.21% 떨어져 4만820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한진해운은 벌크선 매출 비중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1.38% 하락한 3만5700원으로 끝났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BDI 약세가 장기화되면 벌크선 비중이 큰 해운사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져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