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갑작스레 금리 인상이라는 출구전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연 2.0%였던 기준금리를 지난 주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상보다 빨리 연 2.25%로 전격 인상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출구 전략이 시작된 만큼 금통위가 연말까지 최소한 두차례는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상승은 곧 채권값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실 금리 상승기의 채권은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매매수익을 목적으로 채권을 보유하고있던 투자자라면 차익을 실현하거나 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장기물로 옮겨타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일 필요가 있다.

채권형 펀드 가입자들은 되도록이면 포트폴리오 내에서 채권형 펀드의 비중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김혜준 대우증권 웰스매니지먼트(WM)리서치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 하락으로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진 지난달 이후 이미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6월 한달 동안 빠져나간 자금만 1조8398억원에 달한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상승기 채권투자 전략의 핵심은 비중을 줄이거나 가중 평균 만기가 짧은 채권형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시 만기가 긴 채권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하락하지만 보유 기간이 길어지면 결국 전체 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고채와 회사채 간 수익률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우량 회사채를 편입하고 있는 회사채 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채권을 만기까지 가져갈 투자자라면 예전보다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이용해 신규 투자에 나서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다. 이때 금리 인상 초기에는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게 유리하다. 만기가 긴 채권에 자금이 묶여 버리면 향후 수익률이 더 높은 채권에 투자할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만기가 짧은 채권은 그만큼 원금을 떼일 염려도 적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단기 채권에 대한 투자를 반복해 투자수익률을 높이고, 어느 정도 금리 인상이 진행된 시점에서는 만기가 긴 장기 채권에 투자해 오랜 기간 높은 이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발행을 재개한 물가연동채권도 금리 인상기를 맞아 유용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가가 떨어지더라도 원금을 보장받는 데다 세제 혜택 효과는 그대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우량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투자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이 밖에 국고채만큼 안정성이 뛰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공사채 등도 금리 인상기에 고려해볼 수 있는 적절한 투자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