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 증시가 사흘 연속 상승하고 있다.

예상대로 금리인상이 호재로 작용하고,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발 악재들을 걷어낸 분위기다. 외국인은 사흘째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은 우호적인 분위기지만 변동성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코스피 지수고 1735선 가까이도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1720선으로 가라앉는 등 변동성은 여전한 분위기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일부 종목만을 제외하고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등락폭도 1% 이내여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의 상승흐름을 박스권 내에서의 강보합으로 봐야하는지, 호재들로 인한 지속적인 상승세인지 판단이 어려운 시점이다. 전문가들도 '호재'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주가의 흐름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조만간 전고점 돌파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중 1741선으로 고점을 돌파했고 4월에는 연중 고점으로 1757선을 기록했다. 이번 오름세가 이 같은 고점들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하나대투증권은 "기준금리 인상은 오히려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재료였다"며 "우려를 이겨가며 전고점 재도전을 도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지표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져 악재에 대한 내성이 쌓이고 있었고, 이로 인해 호재를 더 반기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선인 60일선과 투자심리선인 20일선에 대한 상향돌파에 성공했다"며 "이는 수급개선과 함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지수가 이번달 중으로 연중 고점 및 1800대에도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7월 나머지 기간동안 코스피 지수는 1700선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한국과 미국은 어닝시즌에 돌입했고, 3분기까지 이익 증가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가는 실적예상치에 비해 역사적으로 싼 수준에 있다는 것. 국내 증시는 긍정적 실적과 금리상승 기대에 의한 주식 매력 강화로 추가적인 반등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보수적인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외 머니무브와 4분기 국내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상승 반전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코스피 지수가 2000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경기모멘텀 약화되면서 2000선에 안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아직은 박스권"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증시가 온갖 호재에도 불구, 박스권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 대한 대응도 보수적·기술적으로 대하라는 주문이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 트레이딩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은 외국인들의 매수 대응은 차별화된 국내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 하지만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가시화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외국인의 매수 전환을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단기간에는 금리 인상이 직접적인 이익 증가로 연결될 수 있는 금융주와 철강·여행·음식료·유틸리티 등 원화강세 수혜주에 대한 접근도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실적 호전 업종인 IT·자동차·운송·에너지는 오히려 보유 관점을 유지하라는 얘기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서프라이즈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하고 "통화정책 변경 영향 더 지켜봐야. 실적과 지표 확인하는 점진대응 유리하다"고 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예상보다 빨리 통화정책이 바뀐 부분에 대한 시장의 혼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다.

민 팀장은 "이번 주는 미국에서 인텔 등의 실적이 나오고 중국은 물가지표 등을 발표한다"며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시장움직임이 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는 1750선이 놓여있는 4월 고점이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 실적과 지표를 확인하는 점진대응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한편 시장전문가들이 점진적인 금리상승을 점치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인상폭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금리인상폭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의 위축 현상과 물가상승 압력의 감소 등으로 추가 인상이 조심스러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