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조직에서는 어떤 형태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까. 회의가 끝나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도출되는지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때 머리를 맞대면 혼자 하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회의 진행이 잘 됐을 때의 경우입니다. 진행이 되지 않으면 '회의가 회의적' 이 되곤 합니다. 생산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는 일이 다반사지요. 그래서 많은 조직들이 효과적인 회의 방법을 고민합니다. 그 방법 가운데 한 가지로 물고기를 그리는 방식의 회의 기법이 있습니다. 물고기는 머리ㆍ몸통ㆍ꼬리로 나뉘는데 이처럼 세 단계로 나눠가서면 회의를 진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고기 회의법' 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는 물고기의 머리 부분으로,회의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진행자와 서기를 뽑고 규칙을 정합니다. 회의록을 정리할 사람,회의가 끝난 뒤 파워 포인트를 만들거나 이메일로 공유할 담당자를 각각 지정하는 식입니다. 그리고 회의의 그라운드 룰을 만듭니다. 돌아가며 말할 것인지,발언권을 부여한 경우에 자유롭게 말할 것인지,그냥 편하게 이야기 할 것인지 등에 관한 룰을 만들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몸통으로 들어가기 전 머리 부분을 만드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두 번째 몸통 부분은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입니다. 물고기 몸통을 그려보면 다이아몬드처럼 생겼는데,그래서 '다이아몬드 사고법' 과정이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생각을 확산했다가 수축하는 단계에서 생각을 수렴하는 방법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번에 한 가지 종류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생각을 갖고 한번은 유연하게,한번은 냉철하게.이것이 효과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다이아몬드 사고법은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한번 들어가고 차가운 물에 한번 들어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시간은 생각을 확산시키는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 단계로,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이런저런 아이디어나 생각을 마구 늘어놓는 방식으로 무책임하거나 비합리적 · 비이성적인 생각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비현실적인 것 같은 말들도 마구 쏟아내다 보면 사고가 유연해지고 생각이 스스로 진화하게 됩니다.

진화가 거듭되는 틈새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디어 회의에서 브레인 스토밍을 할 때 '비판금지'가 첫 번째 규칙이 됩니다. 우리의 생각은 어떤 틀에 맞춰져 있고,우리가 원하는 아이디어는 틀 밖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은 기존관념의 틀을 벗어나면 틀렸다고 비판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판을 금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꺼내 놓으며 생각을 확산시키고 틀 너머의 아이디어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것은 확산된 생각을 정리하고 수렴시키는 단계로,다이아몬드가 뾰족하게 줄어드는 부분에 해당합니다. 한도 끝도 없이 무작정 생각을 늘어놓기만 하면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동안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할 경우,그 가운데 20분 정도는 확산시키고 20분 정도는 생각을 수렴한 다음 나머지는 정리하는 식으로 시간을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조건 마구 확산했던 생각에 대해서 수렴하는 시간에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합리적으로 현실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원했던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시간이기 때문에 냉철한 사고가 요구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감정의 개입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감정적이기 때문에 결론을 미리 내놓고 그 결론을 위해 짜 맞추기도 합니다. 또 선배나 상사와 의견이 다르지만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따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감정을 배제하고 이야기한다고 해도 사람인지라 불가능한 일이 됩니다. 그럴수록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더 중요시하고 포장을 한 형태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수렴하는 시간 가운데 아예 일정한 시간을 감정적인 이야기만 해보는 것입니다. "저는 솔직히 감정적으로 이야기해서 이 부분은 이런 것 같습니다"는 식으로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정을 솔직히 공개하면 관리가 가능하지만,숨겨놓고 있으면 감정관리 실패로 냉철한 수렴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머리를 만들고 몸통으로 생각을 확장하고 수렴시키는 과정까지 진행했다면,회의의 마무리인 꼬리 단계로 넘어갑니다. 보통 회의에서는 마지막 단계에서 결과물을 정리하고 포장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그보다 결과물의 내용에 따라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이것이 꼬리단계에 해당합니다. 회의 내용 정리는 몸통에서 수렴할 때 이미 실행됩니다. 꼬리에서는 아이디어를 실행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하면 좋을지,실질적인 행동을 논의하게 됩니다. 회의에서 도출한 아이디어를 획기적인 결과물로 탄생시키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회의를 많이 하는데도 분명한 결과물이 없고 항상 비생산적이라고 느낀다면 회의실 한 구석에 물고기를 그려 놓으세요. 그리고 물고기를 그리듯이 회의를 하자고 리드해 보는 겁니다. 3등분 된 물고기에서 각각 진행되는 방식과 내용을 설명하고,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준비를 진행하고요. 몸통 부분에서는 다이아몬드 사고를 통해 한번은 생각 확산,한번은 수렴으로.꼬리에서는 결과에 대한 정의보다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박종하 창의력 컨설턴트

△고려대 수학교육과 졸업,KAIST 수학과 석사ㆍ박사 △삼성전자 중앙연구소 전임연구원,엔파인 창업,PSI컨설팅 창의력 컨설턴트,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저서 '생각이 나를 바꾼다' '생각이 부자를 만든다' '생각의 피자' '그림으로 읽는 성공의 법칙' '아프리카에서 온 암소 9마리' '아이디어 충전소' '아주 특별한 성공의 태도' mathian@hanmail.net




HiCEO는…

HiCEO(http://hiceo.co.kr)는 한국경제신문이 만든 경영자 대상 온라인 교육 서비스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제 경영 리더십 재테크 문화 등 7개 채널 100여개 코너가 운영되고 있으며,현재 3300여개의 영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각 분야 최고 강사진 200여명이 시의적절한 지식정보를 전달한다. 콘텐츠당 10분 내외의 영상 및 교재로 구성돼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등의 단체회원 및 기업, 공공기관 리더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