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웨이포트, 中 기업 최초로 美 시장 문 열었다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절강성 가흥시. 이곳에 10개동으로 이뤄진 웨이포트 본사와 공장단지가 있다. 지난 10일 후덥지근한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서도 조립 라인의 직원들 손길은 분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가 많아 생산량을 늘리느라 3개동은 임대해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것이 미국 탑 클래스의 엔지니어들을 영입해 3년간 개발 끝에 내놓은 2기통 엔진 전동톱입니다. 세계에서 제일 까다롭다는 미국 시장 기준을 맞춤으로써 중국 기업 최초로 미국의 엔진형 원림공구 시장 진출 길이 뚫린 겁니다."

제초기, 톱 등 전시된 제품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진룽 웨이포트 대표이사(陣勇·사진)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견학 도중 직접 공구를 들고 조립하며 공장 탐방 내내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는 23일 한국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웨이포트는 설립된지 단 7년만에 원림공구 시장에서 중국 내 생산 및 수출 1위 업체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 톱 수출의 28%를 점유하고 있다. 웨이포트 제품의 80%는 OEM(주문자상표부착) 및 ODM(생산자개발)으로 유럽, 호주, 남미 등 전 세계 6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테스코, 까르푸, 시어스, B&Q 등 세계 유명 유통 브랜드와 보쉬, 료비 등 부품제조 업체가 웨이포트의 고객사다. 지난해부터는 중국 내수 시장을 노리고 자체 브랜드인 YAT를 런칭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

2004년 단 390명에 불과하던 직원 수는 현재 2800여명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0%대를 달성했다. OEM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ODM 비중도 점차 높아져 2007년 60%에서 지난해 85%까지 높아졌다. 설계와 디자인 능력을 키워 완성도와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진룽 대표는 "연구개발 센터를 갖추고 R&D 인력만 100명 이상을 두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연간 50개 이상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웨이포트의 R&D센터는 절강성 가흥시 유일의 국가급 R&D센터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탐방]웨이포트, 中 기업 최초로 美 시장 문 열었다
올해는 웨이포트의 기술 역량이 총집결된 중요한 신제품 두가지가 런칭된다. 미국 시장을 노린 2기통 엔진 제품과 지능형 제초기 로봇 제품이다.

"미국은 세계 원림공구 시장의 68%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지만, 배기량 등 환경 기준이 엄격해 중국 업체들의 진입이 어렵죠. 웨이포트가 이번에 개발한 2기통 엔진 제품이 미국의 기준을 충족시킴으로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웨이포트는 이미 미국 최대 제초기 업체인 MTD에 오는 9월부터 2기통 엔진 제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지능형 제초기 로봇 제품도 야심작으로 선보인다. 대학 연구소와 제휴해 2년여에 거쳐 개발한 제품이다.

이 제초기 로봇은 설정해 놓은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제초를 시작하며,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에는 스스로 충전기로 돌아가 충전을 한다. 우천 등 기상 여건도 스스로 판단한다.

기존 제초기 로봇의 가격대가 1500~4000달러 정도로 고가인 데 반해 웨이포트의 제초기 로봇은 1000달러 미만이어서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내년에 2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며, 세계 경제가 회복하면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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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신제품들은 부가가치가 뛰어나 마진율이 높다. 일반 제품의 마진이 25% 정도라면, 신제품은 30~35% 정도다.

진룽 대표는 "위안화 절상이나 인건비 상승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설비 자동화를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값싸고 원활한 부품 공급을 위해 전 부품의 50%는 자체 생산중이다. 플라스틱에서부터 모터, 금형까지 직접 제작한다.

진룽 대표를 비롯한 웨이포트의 경영진 대다수는 대만 등 외자계 기업에서 짧게는 8년, 길게는 20년 넘게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진룽 대표는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선입견을 극복하도록 선진화된 경영과 투명한 회계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민영기업이 발전한지는 십여년밖에 안됐습니다. 한국 기업과는 20~30년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되죠. 가족 경영도 많고 한국 투자자들이 보기에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는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대해서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한·중간 기업 문화 차이에서 오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서 IR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포트는 내년 상반기 중 한국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자체 브랜드인 YAT의 전문점도 개점할 예정이다.

진룽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우리 회사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투자자들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중국 기업들의 현재 모습보다는 앞으로의 높은 성장성에 집중해달라"는 바람도 덧붙였다.

웨이포트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청약에 들어가며, 상장 예정일은 오는 23일이다. 공모가는 주당 1400원이며, 주관사는 메리츠종금증권이다.

절강성 가흥시(중국)=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