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국산 천일염 해외 수출에 본격 나선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전남 신안군에서 세계 최대 천일염 생산시설을 완공,가동에 들어갔다. 올 하반기 중 러시아 시장에 먼저 진출한 뒤 이를 기반으로 유럽과 일본 미국 등으로 수출 지역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또 미네랄 등을 다량 함유한 국산 천일염의 특징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 시장에서 명품 천일염으로 인정받고 있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과 경쟁할 계획이다.

◆프랑스 '게랑드 소금'과 경쟁


CJ제일제당은 12일 전남 신안군 신의도에 설립한 신의도천일염㈜의 천일염 생산시설을 최근 완공했다고 밝혔다. 이 천일염처리장은 2만4211㎡의 부지에,연간 2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천일염 시장 세계 1위인 프랑스 '게랑드 소금'(약 1만5000t) 보다 생산능력이 25%가량 많은 세계 최대 규모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당장 연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파는 천일염 브랜드 '오천년의 신비'와 달리 최근 러시아에 진출한 '다시다'라는 브랜드를 활용할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지난 4월 다시다 수출 및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러시아 식품업체 KBG사를 통해 천일염을 수출할 방침"이라며 "천일염 제품 이름도 러시아 현지에서는 다시다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일본 소금시장 공략은 이미 시작됐다. CJ는 최근 도쿄에서 열린 일본 최대 식품소재 전시회(IFIA)에 '오천년의 신비'라는 브랜드의 천일염 제품을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또 미국에는 현지 자회사인 애니천을 통해 국내 천일염을 프리미엄 소금 상품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현재 국산 천일염 가격은 프랑스 게랑드 소금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며 "국산 제품이 호주나 중국 멕시코 등의 제품과 달리 갯벌 천일염으로서의 장점을 갖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생산시스템과 유통망만 갖춰진다면 게랑드 소금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어민 48% 지분 소유,상생 구조 만든다

'신의도천일염'의 지분은 CJ제일제당이 52%,신의도 현지 어민이 48%를 각각 갖고 있다. 이 회사에 주주로 참여한 신의도 어민은 모두 83명에 달한다. 이들은 천일염의 원염(원재료)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CJ 측도 원재료를 차질없이 확보할 수 있게 됐다.

CJ는 염전 어민들과의 협력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이번 생산시설 가동과 함께 국내 천일염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천일염이 2007년 11월까지 광물로 분류돼 지금까지 비위생적인 생산시설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으나,현대식 생산시설 구축과 함께 체계적인 유통망을 통해 제품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명석 조미사업부 부장은 "올해 국내에서 2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앞으로 5년 안에 매출 24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