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3~14일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와 관련,"평가에 반대해 결석하는 학생을 '무단결석' 대신 '기타결석'으로 처리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이달 초 교육과학기술부가 '평가에 고의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무단결석 처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학교에 시달한 상황이어서 갈등이 우려된다.

곽 교육감은 이날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서울교육위원회 시정질의에 출석,"(학생 또는 학부모의) 교육철학과 양심에 따라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무단결석이 아닌 기타결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며 "관련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일선 초 · 중 · 고교에 내려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시험을 보지 않고 체험학습 등에 참여한 학생은 무단결석으로 처리됐다. 무단결석은 태만,가출,고의적 출석 거부 등으로 결석하는 경우로 재학시 또는 상급학교 진학시 내신등급 산정 등에서 일정한 불이익을 받게 되지만 기타결석은 특별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곽 교육감은 또 "등교한 학생이 시험을 보지 않겠다고 할 경우 일선 학교에 학생을 위한 대체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학생이 시험을 치르지 않겠다고 명확하게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 해당 학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교육적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게 시 교육청의 설명이다. 학업성취도 평가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낸 민병희 강원,김승환 전북 교육감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셈이다.

한편 교과부는 이날 학업성취도평가가 13~14일 전국 초6 · 중3 · 고2 학생 193만여명을 대상으로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 각 지역에서 일부 학생과 학부모 및 교사가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 등 대체 프로그램을 강행키로 해 학교 현장 곳곳에서 충돌이 잇따를 전망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단 각 지역의 시험 파행 여부를 지켜보고 나서 대응 방안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