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와 부품업체에서는 충돌 시험이 수시로 진행된다. 새로 출시되는 차량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운전자 역할은 물론 마네킹이 맡는다. 충돌 시험용 마네킹은 백화점 의류매장 마네킹과 '격(格)'이 다르다. 제작 비용이 개당 1억원을 훌쩍 넘어 '귀하신 몸'으로 통한다. 우리는 흔히 마네킹이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더미(Dummy)'다.

더미의 내부구조는 사람과 흡사하다. 갈비뼈를 비롯한 각종 뼈는 금속성 물질로 만든다. 피부와 근육은 성질이 엇비슷한 물질인 고무로 제작된다. 키와 무게도 인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성인 더미의 평균 무게는 78㎏이며 키는 178㎝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사양의 더미가 가장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성인 남자가 아닌 더미도 있다. 다양한 사람이 차에 탑승한다는 점을 감안해 여자 더미,임산부 더미,어린이 더미 등을 별도로 제작한다. 심지어 태아 더미까지 만든다. 종류가 많을수록 보다 다양한 시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종류의 더미를 구비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더미를 활용,하루 평균 4번 정도의 충돌시험을 진행한다. 더미는 재활용품이다. 충돌시험에 활용된 차는 대부분 파손되지만 더미들은 멀쩡한 경우가 더 많다. 일부분이 손상됐을 때도 부속품만 교체하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충돌시험을 준비하는 기술진들은 사전에 정밀한 더미 교정 작업을 벌인다. 더미를 일일이 분해한 후 각 부위의 무게와 크기,재질 특성 등이 규정에 맡는지를 꼼꼼히 확인한다.

다음 과정은 센서 부착이다. 센서는 더미의 상해 정도를 측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더미 한 개에 붙는 센서는 보통 30여개.경우에 따라 최대 100여개의 센서를 부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