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BMW 이노베이션 데이 워크숍'이 열렸다. 올해 주제는 '모빌리티(Mobility)의 미래'에 관한 것이었다. 워크숍에서는 △지금 자동차로 영위하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미래에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자동차회사가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이윤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인가△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가 논의됐다.

20세기 자동차가 인류에게 선사한 가장 큰 선물은 이동의 자유였다. 언제나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은 생활의 혁명이었고 사회경제적인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모빌리티의 개념은 그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모빌리티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온실가스가 증가했고 환경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 40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의 80%로 줄이는 게 목표다.

그러나 상황은 간단치 않다. 대도시화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 국가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증가해 목표 수치를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선 중 · 장기적으로 원유의 고갈이란 문제까지 안고 있다. 석유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계속 줄고 있다. 이에 대해 BMW는 '일렉트로 모빌리티'(electro-mobility)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e-모빌리티'란 개인 이동성의 문제를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완전 무공해차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러한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최적화된 내연기관과 경량 디자인,공기역학,에너지 관리를 도입한 이피션트다이내믹스 기술패키지,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등의 단계를 밟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는 전류를 이용하기 때문에 주행 중 유해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다. 하지만 크고 무거운 배터리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BMW의 전기차 전략은 '프로젝트 i'로 표현된다. 현재의 미니E와 내년에 선보일 컨셉트 액티브E,그리고 2013년 나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메가시티 차량(MCV)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보쉬와 삼성SDI의 합작회사인 SB리모티브가 MCV의 핵심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전기차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어느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 전기차는 믿을 만할까. 미국 베이커 전기차가 세상에 등장한 것은 1899년.최고 시속 40㎞를 냈으며 주행거리는 160㎞를 넘었다. 당시 미국에서 휘발유를 연료로 쓴 차는 전체의 2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전기와 증기로 움직였다. 비록 상용화에 실패했지만 GM은 1996년 전기차 EV1을 내놓았다.

전기차는 우리에게 낯선 존재가 아니다. 그저 알 수 없는 이유로 우리에게서 멀어졌을 뿐이다.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기술적으로 발전하며 다시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문제는 리튬 역시 무한한 자원이 아니란 점이다. 향후 리튬을 대체할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벌써 나온다.

2020년 전기차 수요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전체의 5~15%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당분간 아니 상당 기간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수소차,그리고 종전의 내연엔진 차량이 공존할 것이다. 여러 과제를 안고 있는 대체에너지 자동차 역시 공존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재생산해 낼 것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자동차 회사들에 경의를 표한다. 지속가능성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이므로.

오토카 코리아 편집장 road@iautoca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