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어윤대 신임 KB금융그룹 회장은 “KB의 비만증 증후들이 여러 경영지표로 나타나고 있다”며 “KB의 치유와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전 그룹의 비용 절감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13일 KB 회장 취임사에서 “대표적으로 비용수익비율이 2005년 42%에서 지난해 54%로 악화됐다”며 “같은 기간 산탄데르은행은 54%에서 42%로 개선되고 일부 국내 경쟁은행들도 상당히 개선된 것과 정반대”라고 지적했다.이 회장은 앞으로 비용수익비율을 가장 중요한 경영지표로 삼고 생산성 향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은행 부문에서는 다소 부족했던 우량 대기업과 기관 고객에 대한 국내외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어 회장은 “삼성 LG SK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일일 자금관리와 관련 외화서비스를 모두 서구 은행들에게 빼앗기고 있다.현대 기아차가 해외에서 연간 수백억달러의 자동차를 팔지만 관련 소비자금융은 대부분 해외은행의 몫이며 그 수익도 모두 그들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과 관계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어 회장은 또 카드 증권 보험 등 은행 이외의 계열사를 적극 육성해 사업 다각화로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수익 창출력이 높은 신용차드 부문을 조만간 은행으로부터 분사시켜 사업 다각화의 전환점으로 활용하고 증권업은 자생적 성장 전략을 통해 그룹 시너지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생명보험 분야도 그동안 방카쉬랑스 전문 보험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보험사를 목표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어 회장은 고객의 니즈를 앞서 충족시키도록 통신사들과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스마트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모바일 경제활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녹색 성장과 관련된 ‘녹색 금융’에도 관심을 갖고 서민금융시장에 진출해 종합금융서비스 체제 구축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