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본격화한 작년 4월 이후 개인은 꾸준히 환매에 나선 반면,금융회사 등 기관들은 오히려 펀드 투자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투자협회가 작년 3월 말 대비 주요 투자주체(개인,일반법인,기관)의 펀드 투자 잔액을 조사한 결과 개인들이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가입잔액은 지난 5월 말 56조9000억원으로 작년 3월 말(69조6200억원)보다 12조7200억원 감소했다. 일반법인의 잔액도 5월 말 3조6900억원으로 작년 3월 말 대비 1조1000억원 줄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식형펀드 설정액의 대부분은 2007년을 전후해 3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형성된 자금"이라며 "주가가 상승할수록 원금 회수에 대한 욕구가 커져 시장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환매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관들은 8조2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700억원 증가했다. 기관은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들로,주로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형펀드의 개인 비중은 작년 3월 말 84.9%에서 올 5월 말 82.9%로 낮아졌다. 반면 기관 비중은 9.21%에서 11.69%로 높아져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기관들은 비교지수 대비 소폭의 초과 수익을 원하며 보다 장기적 차원에서 주식시장에 분산투자해 시세 흐름에 민감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유자금이라면 환매는 가급적 늦추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 연구위원은 "3분기 기업들의 이익이 올해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굳이 환매를 원한다면 3분기 주가 흐름을 살펴본 뒤 고려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에 불과하다"며 "역사적으로 볼때 여전히 저평가된 지수대인 만큼 적정 수준을 회복한 뒤 추가 상승 여력을 따져 환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