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주식 거래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증권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갤럭시S 출시를 계기로 증권사들이 스마트폰 할부금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앞다퉈 실시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다음달 31일까지 스마트폰 주식매매 고객 대상으로 갤럭시S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한달에 100만원 이상 매매를 할 경우 단말기 할부금 전액을 지원해준다.

현대증권 뿐만 아니다. SK증권 역시 500만원 잔고를 유지하고 월 1회 이상 모바일로 주식거래를 한 투자자에게 갤럭시S 할부금과 통신비 1만원을 지원한다.

키움증권삼성증권도 각각 모바일 주식 매매대금 100만원과 30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갤럭시S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1일 신규 및 기존 고객 2000명에게 갤럭시S를 무료로 지원해준 우리투자증권의 이벤트는 단 이틀만에 2000명이 몰려 순식간에 마감됐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점과 고객센터가 업무를 못 할 정도로 문의가 많이 왔다"고 전했다.

인터넷 포털에서 우리투자증권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갤럭시S가 따라나올 정도다.

SK증권의 갤럭시S 지원 행사도 지난 12일 이벤트를 시작한지 하루만에 벌써 200대가 나갔고, 키움증권의 경우 일 평균 200~250명의 고객이 신규로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스마트폰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은 앞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주식거래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관계자는 "MTS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뒤를 잇는 주식거래 시스템으로 보고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각 증권사의 실적을 기준으로 추정한 모바일 거래대금 기준은 지난 3월 기준으로 3% 정도. 현재는 3.3~3.4% 정도로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과 서버구축 비용에 비해 수지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한번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쉽게 거래 증권사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MTS 고객을 먼저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성능도 좋아지면서 장소 관계 없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MTS가 주류로 떠오를 것으로 본다"며 "과거 키움증권이 HTS 사용자를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올려나갔듯이 MTS에서도 시장을 선점하는 쪽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