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 모드가 가능한 7단 자동변속기는 정차할 때마다 중립(N)으로 자동 전환돼 차량 진동을 줄여줬다. M56이 '잘 길들여진 아프리카 표범'처럼 느껴지는 배경이다. 계기판 최고 속도는 시속 280㎞인데,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시속 200㎞ 이상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M56엔 첨단 안전사양이 빼곡했다. 시속 70㎞ 이상 속도로 도로를 달리다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주행 차선에서 벗어나면 차선이탈방지 시스템(LDP)이 경보음을 울려줬다. 졸음 운전을 막기 위한 장치다. 경고 이후 운전대를 다시 틀지 않으면 차체자세제어장치(VDC)가 각 바퀴의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종전 주행 차선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줬다.
앞 쪽에서 달리던 차와 충돌할 것 같으면 경고음을 내보내고 피할 수 없으면 순간적으로 제동장치를 작동시켜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능형 제동 보조장치(IBA)를 달았다. 앞 차와의 거리를 측정해 별도 브레이크 조작 없이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ICC)도 M56이 자랑하는 첨단 장치다.
M56에서 내려 다시 한 번 외관을 찬찬히 뜯어봤다. 언뜻 쿠페가 아닌가 생각했다. 전면 후드를 2세대 모델보다 길게,오버행(차량 앞쪽 끝에서 앞바퀴 중심까지의 거리)을 짧게 만든데다 뒤쪽을 완만한 구릉처럼 낮게 처리해서다. 전체적으로 역동성에 주안점을 둔 디자인이다.
종전보다 차량 높이를 10㎜ 낮추고 너비를 40㎜ 넓혀 무게중심이 낮은 스포츠세단의 전형을 보여줬다. 날카로운 모양의 전조등과 수직형 더블아치 그릴,파도를 연상케 하는 물결 모양의 후드 디자인이 고급스럽게 보였다.
내부는 운전자 중심 구조다. 고속으로 달리면서도 오디오나 크루즈 컨트롤 등을 조작하기 편리하도록 설계됐다. 센터 콘솔의 다이얼을 돌려 스포츠와 에코,스노,자동 등 4가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포츠 모드에서 에코 모드로 바꿨더니 가속 페달을 어느 정도 밟아도 엔진 회전수가 2000rpm 수준으로 제한됐다. 역동적인 고속 주행은 어려웠지만 연료 효율성이 높아졌다. 에코 모드라 하더라도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은 채 1~2초간 유지하자 속도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 평소 시내만 주행한다면 에코 모드로 놔둬도 괜찮을 듯 싶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링을 할 때면 잠깐 불안한 느낌이 들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